채근담 355. 일의 안과 밖
채근담 355. 일의 안과 밖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6.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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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55. 일의 안과 밖_후집 130장

 

파랑겸천(波浪兼天) 주중부지구(舟中不知懼) 이주외자한심(而舟外者寒心).
창왕매좌(猖狂罵坐) 석상부지경(席上不知警) 이석외자색설(而席外者咋舌).
고군자(故君子) 신수재사중(身雖在事中) 심요초사외야(心要超事外也).

물결이 하늘까지 닿으면 배 안에서는 두려움을 모르되 배 밖에 있는 사람은 마음을 졸이고, 미치광이가 좌중에서 외쳐대면 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경계하지 않지만 자리 밖에 있는 사람이 혀를 찬다. 고로 군자는 비록 몸은 집 안에 있을지라도 마음은 반드시 일 밖에 있어야 한다.

 

* 핵심 주제

  숲속에 있는 사람은 나무는 보아도 숲을 보지 못한다. 어떤 일을 할 때에도 일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국한된 범위의 일은 잘 파악하고 있지만 그 일 전체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경기를 할 때도 막상 코트 안에서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선수는 게임 전체의 흐름을 파악할 여유가 없다. 그러기에 감독이 작전시간을 부른다든가 혹은 작전 사인을 하여 게임 전체를 지휘하는 것이 아닌가.

  조직의 정상에 있는 이들은 언제나 숲 밖에 있으면서 숲을 보아야지 숲속에 들어가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우(憂)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