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56. 한 푼 덜고 한 푼 벗어나기
채근담 356. 한 푼 덜고 한 푼 벗어나기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6.19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356. 한 푼 덜고 한 푼 벗어나기-후집 131장

 

인생감생일분(人生減省一分) 변초탈일분(便超脫一分).
여교유감변면분요(如交遊減便免紛擾) 언어감변과건우(言語減便寡愆尤).
사려감즉정신불모(思慮減則精神不耗) 총명감즉혼돈가완(聰明減則混沌可完).
피불구일감이구일증자(彼不求日減而求日增者) 진질곡차생재(眞桎梏此生哉).

사람의 한평생 가운데 무슨 일이고 한 푼을 덜어 적게 하면 그만큼 한 푼을 벗어나나니, 만약 교류(交流)를 줄이면 시끄러움을 면하고, 말을 줄이면 허물이 적어지며, 생각을 줄이면 정신소모가 되지 않고, 총명을 줄이면 본성을 완전케 하리라. 날로 덜함을 구하지 않고 날로 더함을 구하는 자는 참으로 그 생명을 속박하는 것이다.
 

* 핵심 주제

여러 차례 반복하는 말이지만 이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일을 벌이면 벌인 만큼 심신의 에너지 소모도 그만큼 많아진다. 『장자(莊子)』란 고전에서도 말했듯이 ‘뱁새가 깊은 둥지를 만든다 해도 불과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그 작은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이다.

일을 아무리 많이 벌여놓는다 해도 그가 하루에 먹는 것은 세 끼 식사요, 그가 어마어마한 재산을 모으고 높디높은 명예를 얻는다 해도 저 세상까지 가지고 가지는 못하는 게 아닌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