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7.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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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사의 독서경영 - [공부할 권리]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공부할 권리』(정여울, 민음사, 2016)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인생의 갈림길마다 때로는 처절하게 인생의 의미를 찾고, 때로는 아프게 삶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그 해답을 책에서 찾아온 저자가 스스로 공부할 권리를 책에서 찾고 있다.

이 책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저자가 자신만의 작은 마음의 학교에서 스스로 배우고 익힌 배움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자격증과 스펙을 위한 공부가 아닌,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권리를 되찾는 마음의 여정을 통해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될 천진한 ‘내면의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시작하면서 함께 ‘공부할 권리’를 찾아가는 여행으로 초대를 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은 “인간의 조건”이라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두 번째 장은 “창조의 불꽃”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세 번째 장은 “인생의 품격”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네 번째 장은 “마음의 확장”이라는 주제이며,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장은 “가치의 창조”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런 주제들을 다루기 위해 저자는 마르크스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와 철학자들의 삶을 조명하였고, 『밀턴 에릭슨의 심리치유 수업』(밀턴 H 에릭슨, 시드니 오젠, 문희경 옮김)을 비롯한 다양한 책의 내용을 분석해 정리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존엄을 지켜주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온 제 오랜 공부의 결과물입니다. 나에게 공부란 주어진 아픔을 견디는 수동적인 무기가 아니라 현실에 맞서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무기입니다. 저는 공부할 권리를 지킴으로써 끝내 행복할 권리를, 더 깊이 세상을 사랑할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자격증과 스펙을 위한 쓸쓸한 공부가 아닌,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권리를 되찾는 마음의 여정, 공부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권리’를 되찾는 마음의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 <왜, 공부할 권리인가?> 중에서

현대인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양적으로는 엄청난 소통을 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진정한 소통의 결핍을 절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식의 무리한 계획보다는 ‘나는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에 대해 성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고독을 두려워하지만 고독의 의미에 대해서는 좀처럼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독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고독이 뿜어내는 소리를 좀 더 잘 들을 수 있다면요. 저는 고독한 순간에 제 마음속에 가장 절실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낍니다. 고독을 통해 더욱 빛나는 자기 안의 영감을 찾을 수 있다면 고독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이겠지요. - <고독할 자유_소년은 자란다, 고독을 통해> 중에서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그 모든 것을 꿰뚫는 하나의 철학적 개념은 바로 ‘열림’입니다. 낭시는 신을 향한 인간의 믿음을 이렇게 바라봅니다. 신의 사랑으로 인해 땅 위에 어떤 새로운 차원이 열리는 것이라고. 정의 또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나의 정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또 다른 정의가 있을 것이라는 ‘열린’ 사고에 있습니다. 정의란 내가 생각하는 정당함만이 전부가 아님을 아는 것, 즉 정의를 둘러싼 울타리는 언제나 열려 있음‘을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 <열림과 트임_철학과 삶을 이어 주는 것> 중에서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업무 자체가 아니라 인간관계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았습니다. 직장 내에서 인권 침해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80퍼센트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지요. 갑을관계의 폭력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은 그동안 참아 왔던 ‘관계 속의 불평등’을 여기저기에서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갑의 횡포들을 심리학자 아들러가 봤다면 그는 이렇게 진단하지 않았을까요? 자신의 콤플렉스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를 타인에게 복수하는 증상이라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기 자신에게서 진정한 만족을 찾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남을 괴롭히고 짓밟음으로써만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기억과 억압_콤플렉스 극복의 길은 공동체 회복에 있다> 중에서

배움의 기쁨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배운 것을 가르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찾는 것입니다. 그저 배워서 나만 기쁜 것이 아니라 그 배움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타인을 찾는 것이야말로 삶을 더욱 윤기 있게 만들어 줍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끊임없이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축복 중 하나입니다. 열심히 배운 지식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고, 그 배움의 결과물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무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축복일 것입니다. - <혁명의 꿈_아름다운 노년의 비결> 중에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상처를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일이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스스로 마취약도 없이 내 상처를 꿰매는 멋진(그러나 조금은 엽기적인)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내 상처를 꼭 끌어안은 채 공부 삼매경에 빠져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이런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은밀하게 공유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어도 ‘삶은 아직 더 살아야만 풀어지는 아름다운 신비’임을 깨닫게 한 것이 나에게는 공부였습니다. 어떤 제대로 된 직함도 없기에 남들 앞에서 내 소개를 하는 것이 꺼려지는 순간에도 마음 깊은 곳에는 믿는 구석이 있었지요. ‘나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는 사람이야. 그것만으로 당당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줄 아는 용감한 나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자아의 얼굴 중에서도 가장 아끼고 지켜주고 싶은 자아였습니다. - <에필로그_공부, 나의 존엄을 키며 주는 최고의 멘토>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아무리 바쁜 날에도 결코 멈출 수 없는 그 무엇이 공부라는 저자는 시험도 없고 자격증 딸 일도 없는데, 하루도 빠짐 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믿었고, 자기 자신을 지켜주는 내 안의 수호천사는 교과서에도 안 나오고 문제집에도 없는, 그렇게 평생 답이 없는 인문학이라는 화두를 짊어지고 세상 모든 것과 목마른 대화를 꿈꾸는 ‘공부하는 나’ 자신이라고 한다.

공부를 좋아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상위 0.1%에 들어가는 수재들도 과연 공부를 좋아할까? 왜 공부를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을 한 두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에 정확하게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 공부를 의무감으로 하거나 마지못해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매년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을 보고 나면 만점 받는 학생들이 나오곤 한다. 이들은 공부가 제일 쉽다고 이야기들 한다. 그리고 공부밖에 할 게 없어서, 공부하는 게 좋아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다. 사람마다 타고난 소질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공자는 “학이시습지 불역여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배우고 익히는 게 즐겁다는 표현이다. 공부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보면 책보기가 즐거워야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마 안중근 선생께서도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라고 하셨다. 이외에도 책을 가까이해야 된다는 선현들의 말씀은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책 속에 경쟁력의 요소가 들어 있다.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지혜가 들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하려고 하는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최소한 1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될 것이다. 늘 책을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여유가 있을 때 책을 보는 습관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습관들이 쌓이고 쌓이면 공부가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공부할 권리를 찾아보기 바란다. 즐거운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