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 김종남 기자
  • 승인 2020.09.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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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뒤돌아보며...

[칭찬신문=김종남 기자] 요즘 어느 모임엘 가던지 빠짐없이 등장하는 식순 중의 하나가 ‘시 낭송’이다. 모임의 격을 높여주고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 참으로 좋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도 시 한 수쯤은 외우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시를 만나서 ‘그래 이거야'란 생각이 들어 틈만 나면 이 시를 대하고 있다.

◇오만과 편견◇

                          -유안진-

불빛 한 점이 마주오고 있다.
충돌 위험에 경고 신호를 보내도 막무가내이다.

무전을 쳤다 '10도 우향하라'
응답이 왔다 '10도 좌향하라'

함장은 다시 쳤다 '나는 대령이다 명령에 따르라.
응답이 또 왔다. '나는 일병이다 지시에 따르라'

기가 찬 함장은 최후통첩을 보냈다.
'여긴 군함이다 명령 무시하면 박살난다'

응답이 다시 왔다.
'여긴 고장 난 등대다. 지시 무시하면 박살난다'

우연히 읽게 된 이 시가 나를 파안대소하게 했다.

그런데, ‘이 시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순수 창작품이라기보다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만나는 반복적 현상들인데 시인의 예리한 관찰과 반어적 풍자의 마음으로 예리하게 드러낸 것이 아닌가?’란 생각에 이르자 웃음기가 싹 가셨다.

역사의 흔적으로 남겨진
‘오만과 편견’의 폐해를 어디 이루 다 말하랴!

나에게 있는 오만과 편견이 도려내지고
이 사회에 만연돼 있는 오만과 편견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유안진 시인, 경북 안동 출생. 
1965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첫시집 '달하', '거짓말로 참말하기' 외 13권과 '빈 가슴을 채울 한 마디 말' 등 시선집 12권 있다.

'그리운 말 한마디' 외 다수의 수필집과 '세한도 가는 길', '다보탑을 줍다'의 시와 산문이 9권의 중고등학교의 교과서에 등재되어 있다.

'한국전통 아동심리요법' 외 4권의 연구서와 한국전통아동놀이 및 속요집 다수.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 특별상, 월탄문학상, 한국펜문학상, 구상문학상, 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