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편 향당_04
제10편 향당_04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1.03.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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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편 향당(鄕黨)_04

 

<鄕黨第十>04. 입공문(入公門), 국궁여야(鞠躬如也), 여불용(如不容). 입불중문(立不中門), 행불이역(行不履閾). 과위(過位), 색발여야(色勃如也), 족곽여야(足躩如也), 기언사불족자(其言似不足者).

  섭제승당(攝齊升堂), 국궁여야(鞠躬如也), 병기사불식자(屛氣似不息者). 출(出), 강일등(降一等), 영안색(逞顔色), 이이여야(怡怡如也). 몰계(沒階), 추진(趨進), 익여야(翼如也). 복귀위(復其位), 축적여야(踧踖如也).

 

  궁궐의 큰 문에 들어가실 적에도 몸을 굽히시고, 마치 문이 작아 들어가기가 넉넉하지 못한 듯이 하셨다. 문 한가운데에는 서 있지 않으셨고, 다니실 때에도 문지방을 밟지 않으셨다. (임금께서 계시지 않을 때라도) 임금의 자리 앞을 지나실 때에는 낯빛을 바로잡으시고 발걸음을 공경스럽게 하셨으며, 말씀은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하셨다.

  옷자락을 잡고 당(堂)에 오르실 때에는 몸을 움츠려 굽히셨고, 숨소리를 죽이시어 마치 숨을 쉬지 않는 사람 같으셨다. 나오시어 한 계단을 내려서시면서 낯빛의 긴장을 푸시어 온화하고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 계단을 다 내려오시어서는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시는데,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이 단정하셨다. 자신의 자리에 돌아오셔서는 공손하고 조심스러웠다.

 

- 공자(孔子),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