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편 향당_08
제10편 향당_08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1.04.0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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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편 향당(鄕黨)_08

 

<鄕黨第十>08. 식불염정(食不厭精), 회불염세(膾不厭細). 식의이애(食饐而餲), 어뇌이육패(魚餒而肉敗), 불식(不食). 색악(色惡) 불식(不食). 취악(臭惡) 불식(不食). 실임(失飪) 불식(不食). 불시(不時) 불식(不食). 할불정(割不正) 불식(不食). 불득기장(不得其醬) 불식(不食). 육수다(肉雖多), 불사승식기(不使勝食氣). 유주무량(唯酒無量), 불급난(不及亂).

  고주시포불식(沽酒市脯不食). 불철강식(不撤薑食), 불다식(不多食). 제어공(祭於公), 불숙육(不宿肉). 제육(祭肉), 불출삼일(不出三日). 출삼일(出三日), 불식지의(不食之矣). 식불언(食不語), 침불어(寢不言). 수소식채갱(雖疏食菜羹), 과필제(祀必祭), 필제여야(必齊如也).

 

  밥은 고운 쌀이라야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가늘게 썬 것이어야 싫어하지 않으셨다. 밥이 쉬어 맛이 변한 것과 생선이나 고기가 상한 것은 드시지 않으셨다. 빛깔이 나쁜 것도 안 드셨고, 냄새가 나쁜 것도 안 드셨다. 잘못 익힌 것도 안 드셨고, 제철이 아닌 음식도 안 드셨다. 썬 것이 반듯하지 않으면 안 드셨고, 간이 적절하게 들지 않은 것도 안 드셨다. 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밥 생각을 잃을 정도로 드시지는 않으셨다. 술만은 한정을 두지 않으셨으나, 품격을 어지럽힐 정도까지 이르시지는 않았다.

  사 온 술과 사 온 육포는 드시지 않으셨다. 생강은 물리치지 않고 드셨으나 많이 드시지는 않으셨다. 나라의 제사에서 받은 고기는 하룻밤을 묵히지 않으셨다. 다른 제사에서 나온 고기도 삼 일을 넘기지는 않으셨고, 삼 일을 넘기면 드시지 않으셨다. 식사하실 때는 말씀이 없으셨고, 잠자리에서도 말씀이 없으셨다. 비록 거친 밥과 채소국이라도 반드시 고수레를 하셨는데, 언제나 엄숙하고 삼가는 모습이셨다.

 

- 공자(孔子),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