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신문=오희숙 기자] 삶의 추상
삶의 추상
지난주에 다녀온
킨텍스 박람회장의 바닥이다.
부스 설치하며 붙였다가 떼었다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수 많은 박람회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흔적이다.
치열한 삶의 현장이며 영광의 상처이다.
아마도 처음엔 작은 생채기 하나에도 전전긍긍 안절부절 했으리라.
이젠 이까짓 상처 한 줄 더하는 것 쯤이야
일상이 되어 당연한 삶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리라.
분명 저 상처난 바닥 한 줄을 그으려고
누구는 몇 달을 뛰었을 것이고
누구는 몇 년을 연구했을 터이고
또 누구는 구슬땀 속에 평생의 꿈과 열정을
고스란히 녹여냈을 것이리라.
상처가 한 줄 한 줄 쌓일 때마다
그들의 삶은 킨텍스 바닥을 캔버스 삼아
추상화를 그려내고 있었던 것이었으리라.
제목이 '무제'인 저 추상화는
그저 보는 관람객에게 모든 평가를 내맡기고
그 어떤 평론도 묵묵히 수용하고 있을 것이리라.
어떤 이는 그저 덤덤하게
어떤 이는 알 수 없는 의문부호로
또 어떤 이는 가슴 속에 벅차오르는 뜨거운 열정을
한 줄 한 줄 그어낸 무명의 작가들과 공유하며
그도 또한 자신도 모르게
또 한 줄의 추상을 그려내고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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