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름돌>
어쩌다 강가에 나갈 때면 어머니
모나지 않은 고운 돌을 골라 정성껏 씻어 오셨다
김치의 숨을 죽여 맛을 우려낼 누름돌이다
산밭에서 돌아와 늦은 저녁 보리쌀을 갈아낼 확돌이다.
(……)
그런 누름돌 한 개 있어 오늘 같은 날
마음 꾹꾹 눌러 놓으면 좋으련만
- 김인호, 「누름돌」중에서
스쳐가는 말 한 마디에도 상처받아
일어서는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날은
송곳 같은 감정의 한쪽을 지그시 눌러 줄
어머니의 누름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생과 양보로 눌러
곰삭은 깊은 맛을 내는
누름돌 하나
그대는 품고 계시는지요.
-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사람의 향기_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색의 향기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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