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름돌
누름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1.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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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돌>

 

어쩌다 강가에 나갈 때면 어머니

모나지 않은 고운 돌을 골라 정성껏 씻어 오셨다

 

​김치의 숨을 죽여 맛을 우려낼 누름돌이다

산밭에서 돌아와 늦은 저녁 보리쌀을 갈아낼 확돌이다.

(……)

그런 누름돌 한 개 있어 오늘 같은 날

마음 꾹꾹 눌러 놓으면 좋으련만

- 김인호, 「누름돌」중에서

 

스쳐가는 말 한 마디에도 상처받아

일어서는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날은

송곳 같은 감정의 한쪽을 지그시 눌러 줄

어머니의 누름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생과 양보로 눌러

곰삭은 깊은 맛을 내는

누름돌 하나

 

그대는 품고 계시는지요.

 

-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사람의 향기_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색의 향기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