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만 말하는 대화술
3부만 말하는 대화술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5.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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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만 말하는 대화술

 

子曰,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 『논어』「이인」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겉보기엔 우둔한 것 같아서 말을 잘 못하지만 일을 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민첩하다.”

 

  진짜 총명한 사람은 자기의 관점을 지나치게 많이 드러내는 일이 좀처럼 없다. “사람들이 자기를 우둔하다고 여기게 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남보다 뛰어난 점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끊임없이 허튼 소리를 해대면 다른 사람이 그 말 속에서 우리의 모든 정보를 간파하게 된다. 이것은 자기의 운명을 장악하여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순순히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다.

 

  “사람을 만나면 3부만 이야기하고, 마음 전부를 내던지지 마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은 가장 복잡한 것이라 말하기 어려운 마음속의 말을 전부 털어놓는 일은 물론 진실하고 존경할 만하지만 다른 사람의 역린(逆鱗)을 건드리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지나치게 장담하는 말을 하면 “물이 차면 곧 넘치고 달이 차면 곧 이지러진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스스로를 난처한 처지에 빠뜨리고 만다.

 

  “도리를 말하는 것은 3부로 족하다”는 것은 커다란 지혜이자 커다란 수양이자 커다란 기개이자 커다란 학식이다. 현대인은 대부분 “행동은 민첩하지만”, “말이 어눌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아마도 “말주변이 없는 것”을 총명하지 못한 표시라고 여기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사실은 이것이야말로 대교약졸(大巧若拙; 매우 정교한 것은 겉으로는 졸렬하게 보인다)이자 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이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인다)인 것이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은 일종의 당당함이자 교양이자 품격이다. 참으로 처세를 잘 하려면 늘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 없어야 하고 도리를 명백히 10부 알아도 3부만 말할 줄 알고 ”내 말이 도리에 맞아도 남에게 양보하는 일“을 언제나 잊지 말고 있어야 한다.”

 

- 샤오뤄무, 공자처럼 출근하고 장자처럼 퇴근하라_일을 이루는 지혜를 길러라; 말하기 기술, 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