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는' 군자가 되라
'다투는' 군자가 되라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5.2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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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투는’ 군자가 되라

 

子曰, “군자무소쟁(君子無所爭), 필야사호(必也射乎)! 읍양이승(揖讓而升), 하이음(下而飮), 기쟁야군자(其爭也君子).” - 『논어』「자로」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결코 다른 사람과 다투는 일이 없다. 있다고 한다면, 활쏘기 시합일 것이다. 시합을 할 때는 먼저 서로 읍하고 양보한 후에 올라간다. 활쏘기를 다 마친 뒤에는 또 서로 읍하고 다시 내려와서는 안으로 들어가 술을 마신다. 이것이 바로 군자의 다툼이다.”

 

  활쏘기는 ‘육예(六藝)’의 하나로 대표적인 군사훈련이다. 활쏘기 시합을 시작할 때는 서로 마주보고 서서 절을 함으로써 미안함이나 양보의 마음을 표시한 뒤 시합을 시작한다. 시합이 끝나면 승부에 상관없이 서로 마주 앉아 술 한 잔을 마시며 이긴 사람이 ‘양보 받았습니다’라고 하면 진 사람은 ‘가르침을 청합니다’라고 말한다.

 

  공자가 별로 특별하지 않은 이 일을 언급한 의도는 사람에 대해서든 일에 대해서든 경쟁을 해야 하지만, 합리적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함이었다. 그래서 “시합을 할 때는 먼저 서로 읍하고 양보한 후에 올라간다. 활쏘기를 다 마친 뒤에는 또 서로 읍하고 다시 내려와서는 안으로 들어가 술을 마신다. 이것이 군자의 다툼이다”라고 한 것이다. 기왕에 다툴 바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군자의 풍모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동료 사이에는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이해관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인 이익은 일치하는 것이니, 더군다나 동료 사이에 경쟁관계와 친구로서 협조하는 관계 말고도, 어찌 정정당당하게 건전한 경쟁을 해낼 수 없겠는가?

 

  “사람에 대해서든 경쟁을 해야 하지만, 합리적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

 

- 샤오뤄무, 공자처럼 출근하고 장자처럼 퇴근하라_일을 이루는 지혜를 길러라; 나아가고 물러설 줄 알고 너그럽고 후하려면 은인(隱忍)하라, 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