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척할 줄 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척할 줄 안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6.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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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척할 줄 안다

 

고왈(故曰), 천지소인(天之小人), 인지군자(人之君子), 천지군자(天之君子), 인지소인야(人之小人也) - 『장자』「대종사」

 

  그러므로 하늘의 소인이 인간 세상에서는 군자이고, 하늘의 군자는 인간 세상에서는 소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늘의 소인이 인간 세상에서는 군자’란 일 처리 능력은 민첩하고 뛰어나지만 마음이 비뚤어지고 부도덕한 사람을 말한다. ‘하늘의 군자는 인간 세상에서는 소인’이란 정직한 마음을 가졌지만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처세에 서툰 사람을 말한다. 공자도 덕은 매우 높았지만 때를 잘못 만나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므로 공자는 ‘하늘의 군자였지만 인간 세상에서는 소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진실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만이 ‘하늘의 군자’이자 ‘인간 세상의 군자’이다. ‘성인의 재주’와 ‘성인의 도’를 겸비한 사람이야말로 중심으로 삼을 만한 큰 스승, 즉 대종사(大宗師)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의 도’는 갖췄지만 ‘성인의 재주’가 없는 사람은 처세에 어둡다.

 

  늘 어수룩한 사람은 일개 필부요, 어수룩한 척할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림이요, 사소한 일에는 어수룩하나 큰일에는 명석한 사람이야말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장자가 찬미한 ‘어리석음의 미학’이다. 재주와 덕을 겸비한 사람만이 눈앞의 이해득실을 떠나 원대하고 거시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일이나 사람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때로는 나서지 않고 가만히 있기도 하고 어수룩한 척 연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늘 어수룩한 사람은 일개 필부요, 어수룩한 척할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림이요, 사소한 일에는 어수룩하나 큰일에는 명석한 사람이야말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다.”

 

- 샤오뤄무, 공자처럼 출근하고 장자처럼 퇴근하라_걸림 없는 삶을 마음껏 누려라; 삶의 진정한 득과 실을 통찰하라, 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