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나를 찾는 시간]
전박사의 독서경영 - [나를 찾는 시간]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8.0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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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이천문화재단이사장
전형구 이천문화재단이사장

 

[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전박사의 독서경영 - <나를 찾는 시간>

<나를 찾는 시간>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유창선,      출판사 : 새빛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갑자기 찾아온 뇌종양으로 수술과 재활의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삶을 얻게 되면서 찾은 인생의 버킷리스트에 대한 소회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평생을 시사 평론이자 정치 평론가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정치 현장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꾸준하게 정치 평론가의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오고 있는 인물이다. 사회와 정치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용의 철학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그 덕분에 꾸준히 호감가는 정치 평론가로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정치 평론가의 길을 걸어오던 저자에게 약 3년 전에 찾아온 뇌종양이라는 반갑지 않은 친구는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의 삶을 고즈넉함으로 바꿔놓았다. 이 책은 뇌종양 판정의 순간부터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웠던 투병의 시간, 이를 악물고 참아온 재활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삶의 소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나를 지키며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저자가 평론가로의 삶을 살아오고 있는 과거의 삶에 대하여 정리하고 있다. 2부는 “투병의 시간, 다시 태어난 삶”이라는 주제로 갑자기 찾아온 뇌종양으로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고 힘겨운 재활훈련을 통해 정상적인 삶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새로운 삶을 얻게 되면서 투병 전에 몰랐던 삶에 대하여 알게 되고 평생 친구인 운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3부는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삶을 통해 발견한 인생 버킷리스트와 부부라는 소중한 인연을 깨닫게 되는 순간 등에 대하여 솔직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4부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나이 들어가는 게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는 저자의 생각을 만나 볼 수 있으며, 나를 돌보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5부는 “고즈넉한 삶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30여 년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을 뇌종양이라는 태풍을 무사히 넘기고 찾은 고즈넉한 삶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건지에 대하여 소개해 주고 있다.

 

  이런 몸으로 살아가는 것을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마 젊고 왕성했던 시절에 몸이 이렇게 불편했다면 무척 우울했을 것 같다. 그런데 희한한 것이, 몸이 이런데도 생애 어느 시절보다도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하다. 이제까지 살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그 뜨거웠던 젊은 시절에도 겪어보지 못했던 삶의 충만함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니 더 이상 무엇에 집착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생겨나는 것 같다. 대신 그 빈자리에는 자신을 돌보는 새로운 삶에 대한 설렘이 자리하게 된다. 신체가 불편해졌는데 비로소 행복한 일상을 느끼며 사는 이 모순된 상황은 그렇게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 <프롤로그_‘나’를 찾으려는 사람들을 위해> 중에서

 

  살면서 나를 지키는 일의 소중함은 비단 자기 자신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자기 외부의 세상으로부터 자기를 흔들어대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어쩌면 한시도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세상살이라는 원망이 들 때도 있다. 예고 없이 닥친 시련 앞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자신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내 경우는 동네 독서실에 박혀서 책을 읽고 쓰면서 훗날을 기약했던 것이 나만의 방식이었다. “그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던 니체의 말은 사실이었다. - <나를 지키며 살아가기_나를 지키는 선택, 동네 독서실로 들어가다> 중에서

 

  죽을 고비를 견뎌내고 다시 살아나서 몸이 조금씩 좋아지게 되니 이렇게 사람 구실을 다시 하게 되는구나. 인간의 끈질김에 대해, 인간의 쓸모에 대해 생각했다. 평생 책상 앞에 앉아, 방송국 스튜디오에 앉아 고담준론만 설파하던 내가 이렇게 동네 골목길을 돌며 담배꽁초도 줍고 낙엽도 쓸어 담는 일에 감사하게 되었으니, 제2의 삶을 산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었다. 목장갑을 낀 채 빗자루를 들고 동네를 돌던 내가 그렇게 당당할 줄은 미처 몰랐다. - <투병의 시간, 다시 태어난 삶_동네 방역근로를 하고 받아 든 급여명세서> 중에서

 

  물론 훌륭한 목수들에게는 좋은 연장에 대한 욕심이 있다 하지만 좋은 연장을 사들이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연장을 평소에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연장을 잘 갈고 닦아 준비된 목수만이 정확하고 훌륭하게 작업을 해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기의 준비이다. 자기가 있는 곳을 탓하기 이전에, 어디서든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들_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중에서

 

  똑같은 삶이라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하필이면 그런 병마에 시달려서 아직도 몸이 불편하고 방송이라는 생업도 접게 된 것에만 집착하면, 무척 측은한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병마를 견뎌내고 다시 일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덕분에 소음 투성이인 세상의 복잡한 일들에서 물러서서 자신을 돌보는 삶을 살고 있으니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을 가질 법하다. - <나이 들어간다는 것_지금도 일하는 나,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중에서

 

  자기 외부로부터의 평판에 중심을 두고 사는 사람은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다. 그보다 우선 해야 할 것은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 내부에 살의 중심을 두는 태도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구가할 수 있다. 그러니 나를 찾는 삶은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내 자신에게로 맞추는 삶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은 결국 사람들이 모여있는 저세상이 아닌 내 자신에게 달려있지 않겠는가. - <고즈넉한 삶의 시간_나를 사랑하는 삶>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저자의 에필로그를 보면 이런 글이 남겨져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얻거나 갖고 싶어한다. 그런데 내가 그토록 매달렸던 대부분의 것들은 세월이 흐르고 나서 보면 덧없는 것이 되고 만다. 그렇게도 중요하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은 시간 속에서 변색되거나 퇴색되었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은 것은 가족밖에 없다. 내 인생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 사랑하며 늙어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가족들 속에서 죽어갈 것이다. 끝이 좋아야 행복한 것이 인생이고, 끝이 나쁘면 불행해지는 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간은 어려운 환경이나 시련을 당해봐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가 있다고 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저자 역시 평탄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뇌종양이라는 병마는 지금까지의 삶을 새로운 삶으로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삶에 대한 여유를 찾게 되고, 인생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동기부여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게 되었고, 본인의 인생에 있어서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남들보다 먼저 자신의 남을 인생을 새롭게 설계한 한 정치 평론가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고비가 찾아오거니 시련을 당해야만 찾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본인 역시 이제 60을 눈앞에 남겨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면서 나를 찾은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야 할 것인가? 또한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하나씩 정리가 되었다.

 

  내가 원했던 삶은 어떤 것이었던가를 생각해 보려는 사람들, 앞으로의 내 인생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설계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이렇게 인생 후반기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