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취미 있는 생활]
전박사의 독서경영 - [취미 있는 생활]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9.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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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 경영학박사
전형구 경영학박사

 

전박사의 독서경영 - <취미 있는 인생>

<취미 있는 생활>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마루야마 겐지.      출판사 : 바다출판사

 

  “취미가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다양한 취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글로 취미와 일이 균형을 이루는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오토바이와 사륜구동차를 타고 달리는 것처럼 오랫동안 이어진 취미부터 사진처럼 몰두하다 어느 날부터 딱 손을 끊어버린 취미, 거기에 눈을 치우거나 소각로를 만드는 등 취미라고 하기에는 소소한 여러 관심사에 대한 호기심까지 다양한 경험을 특유의 신랄함과 진지함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글 쓰는 게 잘 불리지 않을 때는 낚시를 하면서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해보기도 했고, 자동차 랠리에서 그 힌트를 얻기도 하였다. 때로는 영화를 보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삶을 빛나게 해줄 취미를 찾아 즐겼고, 어떤 때는 일도 잊고 정신없이 취미에 빠져들기도 했지만, 자신이 다시 문학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취미 생활은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저자의 삶을 풀어주는 이완제였고, 빡빡한 집필을 계속하게 하는 윤활유였다.

 

  이 책은 다섯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매일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어린 시절부터 경험했던 다양한 23가지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는 “낚시”로 낚시와 관련된 8가지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세 번째 주제는 “영화”로 가장 감명을 받았던 영화와 실패작이라고 생각되는 영화까지 10가지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

  네 번째 주제는 “음악”으로 음악에 대한 자신의 취미 생활을 소개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주제는 “오토바이와 차”로 오토바이로 시작된 자신의 취미 생활이 자동차를 거쳐서 돌고 돌아 다시 본업으로 오게 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샌드백은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않고, 이쪽에 맞춰 반응해주고, 아무리 험하게 다루어도 불평을 하지 않아, 나를 상대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최근에는 그저 때리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기 때문에 발로 차기도 한다.

  우리 집을 방문하는 편집자 대부분이 이 샌드백에 큰 관심을 나타낸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일단 슬쩍 더듬고, 이어서 주먹을 쥐고 가볍게 두드려본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정색을 하고 때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 <매일의 즐거움_샌드백과 인간관계> 중에서

 

  입에 넣자마자 확 퍼지고 곧바로 코를 관통하는 그 놀라운 맛과 향은 다른 향신료에는 없다. 하지만 초밥집 등에서는 분말 고추냉이와 강판에 간 무를 섞는 속임수를 쓰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매운맛이 한참이나 입에 남고 눈물이 멈추지 않으면 일단 가짜라고 생각해도 좋다.

  고추냉이가 스테이크와 어울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이외로 적지 않을까. 다 익기 바로 전에 고기 주변에 간장을 뿌리고, 먹기 직전에 강판에 간 고추냉이를 칼끝으로 잽싸게 발라 덥석 한입에 넣는 것이다. 이런 맛은 일본인밖에 모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더니, 지인이 외국인 입에도 맞는다고 말했다. 개중에는 포타주에 고추냉이를 살짝 넣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도 있다고 한다. - <매일의 즐거움_고추냉이의 미학(味學)> 중에서

 

  방에 틀어박혀서 책상을 앞에 하거나 아니면 엎드려서 한동안 생각해봐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점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번뜩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늘 뭔가 다른 일을, 집필 이외의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렇다고 온 신경을 집중할 필요가 있는 오프로드 바이크나 사륜구동차를 몰고 있을 때는 무리다. 또한 낚시라고 해도 잉어를 상대할 때처럼 집중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몇 년이고 하릴없이 보내서는 소설을 쓸 수 없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 <낚시_물고기 대신 영감을 낚다> 중에서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하면서 우리는 굳이 돈을 내고서까지 그 어둡고 칙칙한 건물에 들어가는가 하면,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체험할 수 없는 ‘변화’를 찾고 있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변화는 현실 세계 속에 데굴데굴 무질서하게 나뒹굴거나 어디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가늠도 할 수 없는, 지나치게 생생한 그런 것은 아니다. 될 수 있으면 이해하기 쉬운 배열로 늘어선, 가능한 느낌이 좋은 변화여야 한다. - <영화_영화에서 기대하는 것> 중에서

 

  어느 여름날, 산속으로 스피커와 파워 앰프 등을 가지고 가 스스로 편집한 테이프를 최대 음향으로 들은 적이 있다. 오디오를 잘 아는 지인은 “야외라면 소리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리지 않을까”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시도해보니, 반대로 멋진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마 주변의 나무와 산들 등이 멋진 조합으로 음을 흡수하기도 하고 반사하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가지 꿈이 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구로욘 댐에서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 그 거대한 아치에, 나아가서는 그 건너편에 있는 기타 알프스 산들을 향해, 가능한 만큼 소리를 내던지고 싶다. 물론 장치도 대자연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스피커 수만 하더라도 몇백 개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발전소이기 때문에 전원을 찾는 데는 애를 먹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 <음악_여름밤의 꿈> 중에서

 

  오토바이에서도 낚시에서도 떠난 나는 본격적으로 소설을 위한 생활로 전환했다. 그때까지 이리저리 어울리던 친구, 지인들과도 일방적으로 손을 끊었다. “너의 그런 성격이 무섭다”라는 불평을 사기는 했지만, 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대충대충 하루를 보내는 녀석은 별 볼 일 없는 인생으로 끝나는 거야”라고 큰소리치고는 마침내 원고용지를 들고 방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예전에는 오토바이나 지프로 달렸던 넓은 강변을 소설의 영감을 얻기 위해 두 다리로 천천히 걷게 되었다. 늘 메모장을 가까이하고, 세상과 세상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상업적으로 그다지 수지맞지 않는 시간을 투자하면서 소설을 써나갔다. - <오토바이와 차_돌고 돌아 본업으로>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누구나 한두 개쯤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본인도 어릴 때 우표수집에 빠져서 우표 발매되는 날에는 새벽같이 우체국 앞에서 기다렸던 적도 있었다. 독서도 취미로 하고 있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골프도 취미로 하고 있다. 취미 생활은 삶에 새로운 활력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 역시 자신이 50년 넘는 세월 동안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글을 쓰는 시간 외에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해 보이는 일들에까지 깊이 파고들어 진지하게 임하고, 자신만의 시선과 취향대로 사소한 것까지 공들여 경험이 온전히 글에 베일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다양한 취미 생활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취미 있는 인생은 스스로 빛난다”라는 말에 동의를 한다.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즐길 때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게 참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라도 취미 생활을 하기를 권한다. 그러면 즐거운 삶이 될 것이다.

 

  어떤 일이든 깊이 파고들기 시작하면 진지함이 넘치고, 자신만의 시선과 취향대로 사소한 것까지 공들여 경험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 다양한 경험을 특유의 신랄함과 진지함으로 풀어내고 있다. 단순해 보이는 일들에까지 진지하게 임하는 저자의 태도가 다양한 취미 생활을 통해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저자의 삶을 풀어주는 이완제였고, 빡빡한 집필을 계속하게 하는 윤활유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100세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한두 개쯤 있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