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치지(會稽之恥)
회계치지(會稽之恥)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2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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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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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회계치지(會稽之恥) - 《『史記』「월왕 구천세가」》

회계산의 치욕

 

  회계치지(會稽之恥)는 ‘치(恥)’자는 ‘치(耻)’로도 쓰는데, 가슴에 치욕을 품고 살았던 월나라 오아 구천이 스스로에게 다짐한 말로 원문은 ‘여망회계지치사(女忘會稽之恥邪) - 너는 회계산에서의 치욕을 잊었는가’이다.

  『史記』「월왕 구천세가」에 나오는 글로

  먼저 월나라를 공격한 자는 오나라 왕 합려였다. 그는 구천의 아버지 윤상이 세상을 떠나자 상사를 틈타 공격했으나 구천의 용병으로 오히려 상처를 입고 세상을 떠나면서 “월나라를 절대 잊지 말라”라는 말과 함께 아들 부차에게 자리를 물려주었다.

  부차는 유언을 받들어 오자서와 백비를 임용하고 섶 위에서 잠을 자는 ‘와신(臥薪)’ 끝에 회계산의 싸움 월나라를 쳐부수고 구천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부차는 오자서가 “지금 때를 맞추어 그를 제거하지 않고 그냥 놓아준다면 나중에는 더욱 처리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더욱이 구천은 사람됨이 능히 곤란을 잘 견뎌내니 지금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후에 반드시 후회할 것입니다.”라고 간언했지만 듣지 않고 구천을 풀어 주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월나라로 돌아간 구천은 상담(嘗膽), 즉 쓴 쓸개를 매달아 놓고 핥아 가면서 칼을 갈았다. 몸소 밭을 갈고 부인은 길쌈을 하며, 고기를 먹지 않았으며 홑옷만을 입었다. 또한 자세를 낮추어 어진 이를 공경하고 가난한 사람을 도우며 죽은 자를 애도하는 등 백성과 함께 하면서 민심을 얻었다.

  이렇게 처절한 복수가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오자서는 알았지만 부차는 몰랐다. 치욕을 겪은 지 22년 만에 마침내 구천은 부차를 이기고 오나라를 평정하여 제나라와 회맹하고 초나라, 송나라, 노나라와 우호 관계도 구축하면서 패왕의 자리를 굳혔다. ‘상담’이 ‘와신’을 이긴 것이다.

  빛을 감추고 그물 속에서 자신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란 말이 있다. 늘 자신의 목표를 마음에 새기고 때를 기다리며 가더리며 연마하다 보면 뜻을 이루는 날이 온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자 아니겠는가.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