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행기덕(富行其德)
부행기덕(富行其德)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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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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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부행기덕(富行其德) - 《『사기』「화식열풍」》

부유하면 그 덕을 행한다

 

  부행기덕(富行其德)은 가진 자의 덕목을 말한 것으로 도주공 범려가 베푼 나눔의 미덕을 찬탄한 말이다.

  『사기』「화식열풍」에 나오는 글로
  “군자부 호행기덕(君子富 好行其德) - 군자가 부유하면  덕을 실천하기를 즐기고 
  소인부 이적기력(小人富 以適其力) - 소인이 부유하면 자신의 능력에 닿는 일을 한다 
  
  심연이어생지(深淵而魚生之) - 못은 깊어야 고기가 살고 
  산연이수왕지(山淵而獸往之) - 산은 깊어야 짐승이 오가며 
  인부이인의부언(人富而仁義附焉) - 사람은 부유해야만 인의가 따른다
 
  부자득예익창(富者得埶益彰) - 부유한 사람이 세력을 얻으면 세상에 더욱 드러나게 되고 
  실예칙객무소지(失埶則客無小之) - 세력을 잃으면 빈객들이 갈 곳이 없어져 
  이이불락(以而不樂) - 즐겁게 하지 않는다.”

  범려는 월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 멸망에 일조해 대장군 벼슬에 올랐으나, 구천의 사람됨이 어려울 때는 같이할 수 있어도 편안할 때는 함께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벼슬을 사직하고 제나라로 이주해 돈을 벌었다.

  이름을 치이자피(鴟夷子皮)로 바꾸고 다시 생계를 도모하자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의외로 많았다. 그가 택한 방법은 물자를 쌓아 두었다가 시세의 흐름을 보아내다 파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매점매석이었는데 이 방법으로 19년 동안 천금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러자 타국 출신인 범려에게 제나라에서는 재상의 벼슬을 주었다. 그 당시 제나라는 전통이 강했으며 남방의 월나라를 대단히 무시했는데, 월나라 출신의 범려에게 자리가 주어졌던 것이다. 이에 범려는 자신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벼슬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돈을 갖고 있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던 그는 기꺼이 재상에게 주는 인수를 반환하고 재물을 주변 사람에게 모두 나눠 준 뒤 떠나 버렸다.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 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