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심해(不求甚解)
불구심해(不求甚解)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29 0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형구논설위원
전형구논설위원

 

[칭찬신문 =전형구논설위원]불구심해(不求甚解) - 《『도연명』「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깊이 있는 해석을 구하지 않는다

 

  불구심해(不求甚解)는 책을 읽어 대의를 깨달을 뿐 깊이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도연명은 진나라 시인으로 혼돈의 시대와 불화를 겪던 당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전원에 들어가 은둔하며 생활했다. 전원으로 돌아가 사는 기쁨을 노래한 「귀거래사(歸去來辭)」란 시도 있으며, 「오류선생전」의 선생은 자신을 비유한 것이다.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이라는 산문은 전기 형식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표현했는데 해학적인 문투가 일품이다. 여기에서 ‘선생’은 물론 도연명 자신이다. 글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선생은 어디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성과 자도 자세하지 않다. 집 주위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어 호로 삼았다. 한가롭고 고요하며 말이 적고 명예와 실리를 도모하지 않았다. 독서를 좋아하지만 깊은 해석을 구하지는 않고 뜻 맞는 곳이 있기만 하면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이 글은 도연명이 젊은 시절 쓴 것으로 책을 읽을 때 한 자 한 구의 해석에 구애받기보다는 책 속에 담긴 대의를 깨닫는 데 중점을 두며, 자신의 생각과 들어맞는 곳을 만나면 푹 빠져들어 청복(淸福)을 누린다는 내용으로 책을 대충대충 읽어 나가는 진중하지 못한 독서법을 비판하는 말로 해석되기도 한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