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蠹) - 《『韓非子』「망징(亡徵)」
목자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蠹) - 《『韓非子』「망징(亡徵)」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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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부러지는 것도 반드시 좀벌레를 통해서이다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각자위정(各自爲政) - 목자절야필통두(木之折也必通蠹)는 모든 일에는 조짐이 있다는 의미이다.

『韓非子』「망징(亡徵)」에 나오는 글로,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반드시 좀벌레를 통해서이고,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틈을 통해서이다. 비록 나무에 좀벌레가 있더라도 강한 바람이 불지 않으면 부러지지 않을 것이고, 벽에 틈이 생겼다 하더라도 큰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징조가 보이다가 결국 결정적인 계기로 무너진다는 것이다. 한비는 나라가 망하는 조짐을 마흔 일곱 가지로 구분해 열거하면서 군주와 신하, 경제, 군사, 외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조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비가 든 망할 징조는 은나라의 폭군 주왕의 경우로 여지없이 입증된다. 주왕이 왕위에 올라 상아 젓가락을 만들고 주지육림에 빠졌을 때 은나라의 패망은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비가 말하는 망징이 반드시 망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아니라 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한비의 말은 벌레 먹은 나무와 틈이 생긴 벽일지라도 강한 바람과 큰비를 이겨내도록 조치를 취하면 파국을 막을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명군(明君)의 자질이라는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