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복 휴(休)』(오원식, 인물과 사상사, 2014)
이 책은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휴(休)라는 의미는 쉰다는 것이다. 한자로 풀어보면 사람(人)과 나무(木)가 결합되어져서 만들어졌다. 결국 휴(休)라는 것은 나무 아래 앉거나 누워 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식(息)은 숨 쉰다는 뜻이다. 역시 한자를 풀어보면 나(自)의 마음(心)이다. 숨은 곧 나의 마음이다. 숨을 고르거나, 한숨을 내쉬거나, 가쁜 숨을 몰아쉬거나, 숨을 죽이는 것은 마음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숨을 고르며 마음까지 고르는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휴식을 위해 빈 수레바퀴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리 삶에는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나, 자기 자신의 심신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휴식은 보약 같은 존재이다. 육체적으로 아프고 힘들면 의사를 찾게 된다.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혹은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혼란스러우면 의사를 찾는 것처럼 쉼을 찾아야 된다. 사람마다 자기만의 쉼의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휴(休)처럼 나무아래에서 쉬기 위해 자연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친구나 동료들과 만남 속에서 찾기도 할 것이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간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적적한 휴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
이 책은 네 가지의 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첫 번째 쉼은 “비움은 즐겁다”라는 주제로 마음을 쉬는, 명상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는 “몸에 귀를 기울이면”으로 사랑의 기술, 통합 의학 이야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세 번째 주제는 “타자들과의 만남”으로 자연의 병원, 숲 치유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안이 없고 바깥이 없는”이란 주제로 즐거운 해방, 예술 치유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휴(休)를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참된 휴식의 이야기입니다. 쉰다는 것은 몸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쉬는 것임을 말하고, 마음을 잘 쉬는 방법으로 명상 이야기를 전합니다.
스스로를 돌보고 치유하는 자연 건강 생활 이야기도 전합니다. 나는 소중합니다. 나를 위해 잘 먹고, 잘 움직이고, 잘 숨 쉬고, 잘 마음먹어야 합니다. 마음으로 몸을 돌보고, 몸으로 마음을 다스려야 하죠. 평범하다는 사실, 남을 위한 마음은 나부터 건강하게 만든다는 기쁜 소식도 전합니다. - <prologue_우리는 잘 쉬고 있는 걸까요?> 중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은 많겠지만,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미소 짓는 것입니다. 웃음은 생명의 음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웃으면 심장이 상하니 그저 미소 짓는 것으로 좋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미소 짓기도 하지만, 미소를 짓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얼굴의 긴장을 푸는 유일한 방법이 미소 짓는 것이라고도 하지요.
미소를 지으면 뇌는 기분이 좋다고 인지하고, 그에 맞는 신호를 신체 각 기관에 보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소 짓는 것만으로 몸에 변화가 생깁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기분 좋은 사람은 곁에 다가가고 싶습니다. 미소를 지으세요. 몸이 변합니다. 나도 주변 사람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 <비움은 즐겁다_기분 좋은 사람> 중에서
하와이 전통 치유법에 호오포노포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잘못을 바로잡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네 마디의 말을 하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가족이나 부족 전체가 모여 한 사람씩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며 말했다고 하는 데, 현대에 와서는 외부의 누구에게나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이 말을 합니다. 소리 내서도 하고 마음속으로도 합니다. - <비움은 즐겁다_말에는 힘이 있다> 중에서
좋은 호흡을 하려면 마음이 편해야 합니다. 자율 신경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유일하게 의지의 지배를 받는 것이 호흡입니다. 호흡을 느리게 하면 심장 박동과 뇌파의 사이클도 느려집니다. 정신적 건강이나 스트레스는 근육의 긴축 상태를 일으킬 뿐 아니라, 모세 혈관의 수축도 불러옵니다. 모세 혈관에서 혈액 순환이 좋지 않으면 세포에 산소를 잘 공급하지 못합니다. 호흡은 나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편안할 때 숨도 편안하게 쉬게 됩니다.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잘 쉽니다. - <몸에 귀를 기울이면_숨을 즐겨라> 중에서
우리에게는 몸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지만 또한 자연입니다. 우리가 자연이 아니라면 얼마나 고독할까요. 자연 속에서 비자연으로 살기는 얼마나 고될까요. 우리가 자연이라는 사실은 복된 일입니다. 자연(自然)이라는 말에는 ‘스스로 그러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몸이라는 자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맡겨보세요. 스스로 그러하도록, 우리의 머리는 더 겸손해져야 합니다. - <몸에 귀를 기울이면_몸이라는 자연> 중에서
염(念)이라는 한자어가 있습니다. ‘생각하다’는 뜻을 지닌 이 말에는 ‘지금(今) 마음(心)’이라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수학적이고 논리적이고 복잡한 사고가 아닌, 지금 마음에 머무는 것이 염입니다. 염은 ‘보다 관찰하다’는 뜻을 가진 팔리어 사티(sati)의 번역어이기도 합니다. 염한다는 것은 곧 사티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보는 것이죠. 플럼빌리지의 걷기 명상은 천천히 걸으며 ‘지금 마음’을 보는 수행입니다.
숲에 들면, 자주 멈춰보세요. 마음의 종을 울리면서, 그리고 모든 감각을 열고, 공생하는 거대한 타자를 만나보세요. 내가 이야기를 품고 있듯, 그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만물과 공생하는 나를 염하는 순간, 다시 한 번 에머슨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타자들과의 만남_숲 속에 종이 울리면> 중에서
숲에 들면 숲의 소리가 들립니다. 바람 소리, 나뭇잎 밟는 소리, 새 소리 같은 평범한 소리들. 정령들의 꿈인 호주 원주민이나 자연과 대화하는 일본의 소녀처럼 교감하지 못할지라도, 마음을 열고 숲의 리듬에 빠져봅니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일상적인 숲의 소리들은 그 자체로 꿈이나 노래 같습니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불고 해가 지는 리듬,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열매를 맺고 낙엽이 지는 리듬, 이에 동조하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숲에서 문득 하염없는 축복이 쏟아질지도 모릅니다. 겨울나고 피어나는 소박한 꽃의 리듬으로. - <타자들과의 만남_우주의 리듬> 중에서
그렇습니다. 마음에 음악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일손을 놓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며칠을 빈둥대며 살 때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음악은 형체가 없고, 의미가 없어 더 좋습니다. 우리 마음처럼 안이 없고 바깥이 없죠. 그런데 또렷하게 존재합니다. - <안이 없고 바깥이 없는_신의 음성>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현대인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바쁘다 바뻐”를 늘 입에 달고 생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기고, 여러 스트레스에 온몸이 천근만근이 된다. 결국 만성피로에 온갖 병을 달고 사는 이들도 주변에서 볼 수가 있게 된다. 조금이나마 피로를 풀어보고자 최근에 힐링이 많은 이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힐링이 바로 휴(休)가 될 것이다.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 휴(休)는 쉰다는 뜻이다. 식(息)은 숨 쉰다는 뜻이다. 숨은 곧 나의 마음이다. 숨을 고르며 마음까지 고르는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진정한 휴식을 위해 빈 수레바퀴가 될 것을 권하고 있다.
《도덕경》에는 수레바퀴의 비유가 있다. 수레바퀴는 중심이 비어 있어야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중심이 빈 수레바퀴처럼 우리의 욕망 굴레를 벗어 버리고, 빈 중심으로 돌아가 참된 휴식을 자주 취한다면 거기서부터 자연스럽게 새로운 일상을 살아갈 지혜와 감성 그리고 용기가 생기게 될 것이다.
우리 삶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든, 자기 치유를 위해서든, 단지 쉬어야 할 것 같아서든 우리는 늘 휴식을 해왔다. 휴식이 가치를 만드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잘 쉬고 있는 걸까?
저자는 휴식을 하기 위해서는 제로 베이스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있다. 제로 베이스로 돌아가기 위해 저자는 마음을 쉬는 명상, 자기 치유적인 자연 건강 생활, 숲과의 교감과 자연성의 재생, 순수한 몰입의 즐거움을 주는 예술 등을 제로 베이스로 돌아가는 효모라 칭하고 있다. 거기서부터 좋은 삶, 좋은 세상이 발효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부록으로는 있는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나를 위한 3주 명상’에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지치고 힘든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서 자신만의 참된 쉼을 이 책을 통해 찾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