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전박사의 독서경영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4.04.26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류시화, 더숲, 2017)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정리한 책이다. 여기에 실린 대부분의 글들은 이미 페이스북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준 글들이다. 미사여구를 배제하고 언어의 낭비 없이 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기에 우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올 뿐만 아니라 마음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문의 글인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를 보게 되면 저자가 청춘 시절부터 고민하던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해답에 이르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이 책은 상실과 회복에 관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섬세하고 중량감 있는 문장들로 우리를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들’로 이끌어 주게 될 것이다. 

젊었을 때 나는 삶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었다. 진리와 개달음에 대해, 행복에 대해, 인생의 의미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그 질문들에 삶이 평생 동안 답을 해 주고 있다. 그때는 몰랐었다. 삶에 대한 해답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스승을 찾아 나라들을 여행하고 책들을 읽었으나, 내게 깨달음을 선물한 것은 삶 그 자체였다. 이것은 ‘우리는 자신이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행이 우리를 만든다.’는 명제와 일치한다. -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 중에서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자주 소리를 지른다. 낯선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드물다. 더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더 상처를 주는 것이다. 다음번에 화가 날 때 이 우화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목소리의 크기는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을. 그리고 소리의 크기만큼 더 멀어지는 관계가 된다는 것을. 

소리를 지를 때 더 고통 받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불붙은 석탄을 던지는 사람은 자신부터 화상을 입는다. 내가 사람들에게 화를 내면서 깨닫는 것은 그러한 행동이 나를 주위 세상으로부터 더 고립시킨다는 것이다. 혹시 우리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어진 관계 속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고독자가 아닐까. -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_두 가슴의 거리> 중에서

죽는 날까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것이 삶이다. 따라서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길에 기쁨과 설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과 자신의 다름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길’의 어원이 ‘길들이다’임을 기억하고 스스로 길을 들여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내가 옳다고 느끼는 길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다수가 선택하는 길을 벗어난다고 해서 낙오되는 것이 아니다. ‘보편적’이라는 기준이 오류를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다. - <마음이 담긴 길_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중에서

웃음이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웃음은 모르핀보다 몇 배나 진통 효과가 큰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키고,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며, 폐 깊은 곳까지 산소가 공급되게 한다. 또 웃을 때는 폐와 심장이 두 배나 빨라져서 유산소 운동이 일어난다. 10분 웃으면 2시간 동안의 마취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인체 오라 측정에서도 웃음 수련 후에는 어두웠던 색깔이 밝게 변했으며, 웃음 수련을 하는 사람들의 옆에 서 있던 관찰자의 오라도 함께 변화했다. - <웃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는가_인생을 놀이처럼> 중에서 

공감은 행복에 직결된다. 만일 당신이 강렬한 기쁨이나 깊은 슬픔을 보이는데 상대방이 돌처럼 무신경하다면 당신은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것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 부족은 진정한 관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공감이다. 북적대는 관광객들과 노점상들 속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여인을 발견한 것도 놀라웠지만, 언어도 통하지 않는 타인의 슬픔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감 능력, 우는 사람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마음이 김혜자를 진정성 있는 배우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 <우리는 다 같다_공감과 연민> 중에서

세상에는 마음의 세계에 대해, 삶과 진리에 대해 설명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모든 병에 정통한 의사처럼 해답을 제시한다. 그러나 공식처럼 들려주는 설명은 때로는 독과 같다. 이해가 아니라 관념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진리를 발견했다고 말하는 사람을 따르지 말고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을 따르라고 현자들은 권한다.

그렇다면 왜 세상에는 자신이 모든 진리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이토록 많은가. 바다와 하늘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그것은 우리가 그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추종자가 될 마음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이정표에 의지해 혼자 힘으로 길을 찾아 나갈 인내력을 서둘러 포기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과 껴안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벽에 누군가가 문을 그려 놓았다고 해서 문이 아니다. 단지 그것이 문이라고 우리의 마음이 세뇌 당했을 뿐이다. 문은 우리 스스로 벽을 뚫어야 만들어진다. - <별이 보이는가_모든 진리를 가지고 오지 말라> 중에서

풀벌레 하나, 꽃 한 송이, 저녁노을, 사소한 기쁨과 성취에도 놀라워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다. 감동을 느낄 때 우리는 정화되고, 행복해지고, 신성해진다. 그리고 감동받아야 감동을 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불을 전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이 불타야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은 내면의 불이 꺼진 사람이다. 오늘 놀라운 일은 무엇이었는가? 감동받거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일은 무엇이었는가? 영감을 받은 일은 무엇이었는가? - <오늘 감동한 일이 있었는가_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중에서

‘축복(blessing)’이라는 영어 단어는 ‘상처를 입히다(blesser)’라는 프랑스어에서 나왔다. 축복은 종종 상처와 고통을 통해 오기 때문이다. 삶이 지닌 경이와 아름다움 앞에 무릎 꿇기 위해서는 어두운 동굴의 시간, 심리적 추락의 경험이 필요하다. 많은 영적 치료사들은 그런 인생의 시련을 겪고 마침내 동굴 밖으로 나와 세상의 신비와 마주한 사람들이다. 너무 밝은 빛 속에선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어두울 때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그때 빛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온다.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도 썼다. “어둠 속에서 눈은 비로소 보기 시작한다.‘ - <어둠 속에서 눈은 보기 시작한다_코기 족 원주민 이야기>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저자는 해마다 계속된 인도 여행과 명상 서적 번역을 통해 자신의 물음에 대한 의지와 끈기를 반영할 뿐 아니라 글을 통해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나가는 ‘자아 찾기’로 귀결시키고 있다. 
삶에서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매일 매일이 단조로워 주위 세계가 무채색으로 보일 때,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아 심장이 무너질 때, 혹은 정신이 고갈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렸을 때 등등 하루에도 몇 번씩 상처를 입고 상심에 빠지고 자아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에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누구로부터도, 어떤 계산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자유 영혼의 순간을 가져야 된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자아를 회복하는 길이요, 자아 찾기이다.
 
이 책에 모은 산문들은 저자가 묻고 삶이 답해 준 것들이다. 인도의 시인 갈리브는 ‘내 시와 함께 나를 준다.’라고 이야기 했지만 어떤 글도 본연의 자신을 다 표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젊었을 때부터 삶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었다. 진리와 깨달음에 대해, 행복에 대해, 인생의 의미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그 질문들에 삶이 평생 동안 답을 해 주고 있다. 그때는 몰랐었지만, 삶에 대한 해답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자기중심적 이기주의가 도를 지나치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다람쥐 췟바퀴 돌듯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떠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도전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힐링이라는 주제가 많은 사람들 입에 회자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힐링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결국 힐링을 찾는다는 건 자아를 찾는 것과 같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힐링 방법을 갖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상처나 상실된 자아를 올바르게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