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07. 자연 그대로의 것
채근담 307. 자연 그대로의 것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2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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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07. 자연 그대로의 것_후집 82장

 

의소우회(意所偶會) 변성가경(便成佳境) 물출천연(物出天然) 재견진기(纔見眞機).

약가일분조정포치(若加一分調停布置) 취미변감의(趣味便減矣).

백씨운(白氏云), 의수무사적(意隨無事適) 풍축자연청(風逐自然淸). 유미재(有味哉) 기언지야(其言之也).

 

  뜻에 우연히 맞아들면 아름다운 경지를 이루고, 천연 그대로의 것이라야 비로소 참맛을 보게 된다. 만약 조금이라도 고쳐서 늘어놓으면 그 맛이 문득 줄어든다. 백낙천이 말하기를 ‘마음은 일이 없을 때 유유자적하고, 바람은 저절로 불 때 맑다’라고 했으니 맛이 있도다 이 말이여!

 

전형구 논설위원

 

* 핵심 주제

  자연 그대로인 것과 인위적인 것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실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자연은 오묘하고 완벽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것은 그 자연을 모방한 것일 뿐, 거기에는 하자(瑕疵)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복(三伏) 무더위에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에 쐬며 답답한 방에 갇혀 있지 말고, 정자나무 그늘에 밀짚방석을 깔고 누워 부채질로 더위를 식혀 보라. 그것이 인간의 본성을 찾는 자연 그대로의 생활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