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타력]
전박사의 독서경영 - [타력]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2.23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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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논설위원
전형구논설위원

[칭찬신문=김기현기자]전박사의 독서경영 - <타력>

<타력>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이츠키 히로유키 출판사 : 지식여행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100가지 힌트”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이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추천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고 이건희 회장은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고승의 세상을 살아가는 100가지 지혜를 들려주는 『타력』에서 자신의 기업 경영 철학인 상생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냉엄한 현실과 얄궂은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시 일어설 것을 촉구하는 100편의 단편적인 글들을 통해 깊이 절망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노력이나 선의도 보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인간 세상이며, 이를 겸허하게 수긍할 것을 이야기한다. 학교와 사회와 같은 일상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무능한 인간이라는 고민에 빠지는 관점에서 벗어나 지독하게 고민하고 번민함으로써 더욱 큰 확신에 이르는 삶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타력을 남에게 의지하는 소극적인 삶의 방식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난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사고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의 시대는 상식이 통용되지 않기에 모든 것을 의심해보는 과정을 거쳐 자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력’은 일본 고승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뜻하는 말로, 다른 일에 기대어 일을 성취함을 의미한다.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의 발산이 삶의 중요한 부분임을 일깨우며, 타력이라는 기묘한 힘에서 활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의 방식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나 이외의 타자가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커다란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혼자 힘으로 했다는 생각은 얕은 생각으로, 그 밖의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이 내 운명과 관계되어 있다.

 

  안 되는 건 안 되고, 못하는 건 못한다, 개인의 노력이나 선의도 보답받지 못할 때는 보답받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그런 경우가 많은 게 인간 세상이다, 라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 이런 사고방식은 어딘가 뒤틀려 있는 것 같습니다. 경코 정상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뒤틀린 거울에 올바른 상은 비치지 않습니다. 시대에는 ‘상시(常時)’와 ‘비상시(非常時)’가 있습니다. 고개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습니다. 바람에도 순풍과 역풍이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우리가 시대의 어디쯤에 서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 <002_‘안 되는 건 안 된다’라고 생각한다> 중에서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도 존재한다. ‘자기책임’이라는 말은 그런 현실을 ‘자력’으로 뚫고 나가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우쭐대고, 패한 사람들이 절망과 자기혐오의 깊은 늪에 빠지는 식의 사회를 우리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내일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불안을 느끼고, 쏟을 곳 없는 혐오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마음의 지주로 삼아 살아가면 좋을까요. - <012_꼼짝 못하는 오늘이라는 틈새에> 중에서

 

  인간은 그저 하는 일 없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든 법입니다. 평생 자랑할 만한 일을 이룩한 사람은 겸허하게 감사하면 됩니다. 만일 하지 못했어도 부끄러워 필요는 없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입니다. 50년, 60년을 살았다는 사람에게는 이미 그것만으로 칭찬해주어도 좋습니다. 어떤 인생도 그 나름대로 열심히, 필사적으로 살아왔음에 틀림없습니다.

  지금의 나는 꼴불견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그대로 긍정하고 받아들여 보면 어떨까요. 우선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021_출발점은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는 것> 중에서

 

  스트레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몸에 좋고 과도한 슽트레스는 몸에 나쁘다고 하는데, 단순히 큰 스트레스는 나쁘고 작은 스트레스는 좋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스트레스는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은 강하고 깊게 기꺼이 스트레스를 떠맡는 긴장감을 갖는 동시에 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만큼의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자기의 결점이나 마이너스에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고 활기차게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일상 생활에서도 플러스가 되고, 사회생활에서도 큰 신뢰가 되어 되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037_깊이 슬퍼하는 사람일수록 크게 기뻐할 수 있다> 중에서

 

  잘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왕생의 한 가지 형태입니다.

  단, 아무래도 지금의 시대는 좋지 않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제가 집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금세 ‘잘됐네, 서로 나이가 들어 앞으로 얼마 안 남았으니’라는 식으로 대화가 흘러갑니다. “내가 아직 스무 살 정도로, 앞으로 60년은 더 살아야 한다면 미쳐버릴지도 몰라”라고 서로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솔직한 심정입니다.

  나이가 들어앞으로 얼마 남지 않아서 잘됐네, 라고 절실하게 행복을 느끼는 세상은 역시 어딘가 이상한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 <073_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행복해하는 세상> 중에서

 

  말에는 인간의 육성으로 전해지는 말과 문자를 통해 전해지는 말,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사상이나 내용을 포함한 말은 문자를 통해 전해지는 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육성으로 전해져오는 감각이 사실은 인간의 말 속의 ‘생명’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오래된 표현으로 ‘면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 마주하고, 서로 숨소리가 들려올 듯한 거리에서 뭔가를 배우고, 뭔가를 전하고, 또 뭔가가 건네진다. 그것이 면수입니다. 『백골의 문장』은 기록된 면수입니다. 그것을 큰소리로 육성을 통해 말했을 때 비로소 한 단어가 되살아나 사람들의 마음을 강력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 <083_그림자를 봄으로서 빛을 안다> 중에서

 

  부자유를 악으로 생각하여 때려 부수고, 절제를 통해 선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그런 대립과 공격의 사상이 유럽 근대문명의 일면입니다. 그러나 노화를 부정할 수 있을까요. 죽음을 부정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기가 꺾여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은 긍정의 사상, 동치의 사상이 아닐까요.

  지금 중요한 것은 ‘격려’가 아니라, ‘위로’이고, 또 ‘비’라고 강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 <0991_지금 중요한 것은 ‘격려’가 아니라 ‘위로’>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우리는 지금 의식하고 있든 아니든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울타리에 둘러싸여 거기에서 탈출하려고 해도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출구를 여는 열쇠를 찾게 마련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생의 책’, 즉 바이블이라는 것이 그 열쇠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병통치약과 같았던 기존의 바이블이 신통력을 잃어가게 되었고, 이런 상황 속에서 ‘타력’이 일본인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타력’이라는 것이 단지 일본인들에게만 국한되어 새로운 바이블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나약함을 의지하고 기댈 무언가를 찾게 되는 경우 자기 자신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라는 것도 존재한다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나 이외의 뭔가 커다란 힘이 내 삶의 방식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나라는 존재를 떠받치고 있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타력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커다란 힘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타력본원의 진짜 의미는 결코 단순히 ‘네가 하는 대로 내맡김’, ‘무책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타력본원은 위기에 직면한 인간에게 가장 의지가 되는 힘으로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현대인의 마음에 작용하는 격렬하고 큰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승들이 전하는 삶의 지혜 속에서 여전히 힘든 삶 중에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상생의 경영철학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