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갈택이어(竭澤而漁) - 《 『여씨춘추(呂氏春秋)』「효행란(孝行覽)」》
못을 말려 물고기를 잡는다
갈택이어(竭澤而漁)는 연못을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말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앞날은 생각하지 않음을 가리킨다. 숲(덤불)을 다 태워 사냥한다는 의미의 분림이전(焚林而田) 혹은 분수이전(焚藪而田)과 같은 의미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효행란(孝行覽)」에 나오는 글로,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문공이 성복이라는 곳에서 초나라와 일대 접전을 벌이던 때 일이다. 초나라 군사가 진나라 군사보다 워낙 많고 병력 또한 막강해서 문공은 이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문공이 호언에게 물었다.
“초나라의 병력은 많고 우리 병력은 적으니 이 싸움에서 우리가 승리할 방법이 없겠소?”
“예절을 중시하는 자는 번거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움에 능한 자는 속임수를 쓰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속임수를 써 보십시오.”
호언의 답을 들은 문공은 이번에는 옹계의 생각을 물었는데, 그는 속임수 작전에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이렇게 말했다.
“갈택이어(竭澤而漁) - 연못 물을 모두 퍼내여 고기를 잡으면
언불획득(焉不獲得) - 어찌 잡지 못하겠습니까?
이명년무어(而明年無漁) - 그러나 이듬해에는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입니다.
분수이전(焚藪而田) - 산의 나무를 모두 불태워 짐승을 잡으면
언불획득(焉不獲得) - 어찌 잡지 못하겠습니까?
이명년무수(而明年無獸) - 그러나 이듬해에는 잡을 짐승이 없을 것입니다.”
옹계의 말은 속임수를 쓰기보다는 후일을 기약하며 국력을 키우고 실속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 하니 그 뒤에 참새가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螳螂捕蟬 黃雀延頸).”라는 말이 있듯이 눈앞의 이익을 탐하다가는 오히려 위험을 맞이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세상 모든 일은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어떤 이익을 좇으면 분명 더 강력한 누군가가 뒤에서 주시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