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즉전의(疑則傳疑)- 『史記』
의즉전의(疑則傳疑)- 『史記』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9.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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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운 것은 의심되는 대로 전한다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의즉전의(疑則傳疑)는 과거의 권위에 대해 맹목적으로 신봉하기보다는 스스로 검토해 보아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남겨 두어 후세의 정확한 판단을 기다린다는 사마천의 역사 서술 원칙 가운데 하나다.

『史記』「삼대세표(三代世表)에 서문의 말미에 나오는 글로,
 “전설상의 황제로부터 공화정에 이르는 삼대를 표로 기록하면서 은나라 이전의 제후에 관한 일은 자료를 구하여 보첩(譜諜)으로 만들 수 없고, 주나라 이전의 역사만 겨우 기록했다.
노나라의 역사는 공자가 편찬한 『春秋』 라는 책에 의거해 시간과 일월을 바로잡았는데 비교적 상세한 결과를 도출했다.”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순서에 따라 엮은 『상서』는 간략하여 연월이 없는데, 간혹 나타나 있는 곳도 있으니 대부분 없어진 데가 많아 기록할 수 없다.
그래서 의심스러운 것은 의심되는 대로 전하였으니 아마도 신중하다고 할 것이다.”

사마천은 참조할 자료가 현저히 부족하거나 심지어는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삼대 때의 연표를 작성하기 위해 적지 않은 애로가 있었고, 설령 자료를 구했다고 해도 판본마다 내용이 상이해 힘겨운 작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추측이나 다른 사람의 설에 의존하지 않고 최대한 실제 사료에 근거해 서술하기 위해 노력했다.

 ‘의즉전의(疑則傳疑)’의 역사 서술 원칙은 사마천이 연표뿐 아니라 『史記』 130편 전편에 걸쳐 일관되게 적용한 것이며, 직접 답사하여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거의 예외없이 이 원칙에 따랐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