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27. 낚시질
채근담 227. 낚시질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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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27. 낚시질_2

 

조수일사야(釣水逸事也) 상지생살지병(尙持生殺之柄).
혁기청희야(奕棋淸戱也) 차동전쟁지심(且動戰爭之心).
가견(可見) 희사불여성사지위적(喜事不如省事之爲適) 다능불약무능지전진(多能不若無能之全眞).

 

낚시질은 조용하고 뛰어난 일이지만 그래도 살생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고,
장기와 바둑은 깨끗한 놀이지만 그래도 전쟁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이로써 볼 때 기쁜 일이란 일을 덜어 마음에 알맞도록 하는 것만 못하고,
재능이 많은 것보다는 무능하여 천진(天眞)을 보전하는 것이 나은 것을 알겠다.

* 핵심 주제

전원생활의 대표적인 소일거리라면 낚시질과 정자나무 그늘에서 두는 장기와 바둑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낚시질은 물고기를 유혹해서 낚아내는 사기와 잔혹성에 지나지 않으며, 또 장기와 바둑은 승부의 세계인즉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승부욕이 불붙을 듯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이상적인 전원생활일까? 가급적 깊은 사색과 독서로 정신세계를 연마해 나가는 것이다. 인간 본연의 자세를 찾기 위해서는 비록 재능이 있더라도 마구 휘두르지 말고 무능한 자처럼 행동하면서 말이다.

재능이 있는 자는 재능이 없는 자의 종이다(能者拙之奴)’란 말도 있지 않은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