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35. 술자리의 끝
채근담 235. 술자리의 끝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3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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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35. 술자리의 끝_후집 10장 -

 

빈붕운집(賓朋雲集) 극음림리락의(劇飮淋漓樂矣).
아이누진촉잔(俄而漏盡燭殘) 향소명냉(香銷茗冷) 불각반성구열(不覺反成嘔咽) 영인색연무미(令人索然無味).
천하사솔류차(天下事率類此) 인내하불조회두야(人奈何不早回頭也).

손님과 벗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질탕하게 술을 마시며 즐기다가 이윽고 시간이 다하고 촛불 가물거리며 향불이 꺼지고 차도 식어 버리면, 도리어 모르는 사이에 흐느낌이 되어 사람으로 하여금 한없이 처량하게 한다. 세상 모든 일이 다 이와 같거늘 사람들은 어찌하여 빨리 머리를 돌리지 않는단 말인가?

* 핵심 주제

  한무제(漢武帝)가 분하(竕河)에서 군신(群臣)들과 연회를 열었을 때, 즉흥적으로 지었다는 「추풍사(秋風詞)」의 하반절에 ‘퉁소 불고 북치며 뱃노래 부르는데, 즐거움 다하니 애닮은 정 많아진다. 젊은 날 얼마나 되리! 늙어감을 어이하랴(소고명혜발도가簫鼓鳴兮發悼歌 환락극혜애정다歡樂極兮哀情多 소장기시혜나노하少壯幾時兮奈老何)’라는 내용이 있다.

  이 예감은 적중하여 무제 만년에는 재정이 궁핍해졌고, 하제국은 흔들렸다. 지나치게 환락을 추구하는 나머지 뒤따르게 마련인 후회스런 일, 그것만은 피해야겠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