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61. 큰 강물
채근담 261. 큰 강물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3.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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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61. 큰 강물_후집 36장

 

수류이경무성(水流而境無聲) 득처훤견적지취(得處喧見寂之趣).
산고이운불애(山高而雲不碍) 오출유입무지기(悟出有入無之機).

물이 흘러도 그 지경에는 소리가 없나니, 시끄러운 곳에 처해 있으면서도 정적을 보는 맛을 얻어야 할 것이요. 산이 높아도 구름은 거리끼지 않나니, 유(有)에서 나와 무(無)로 돌아가는 마음을 깨달을 것이다.

* 핵심 주제

깊은 강물일수록 소리 없이 흐르는 법이다. 구름은 아무리 높은 산이더라도 개의치 않고 유유히 떠간다. 인생을 살아감에는 깊은 강과 높은 산 같은 장애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나 수양해서 심지가 깊은 사람은 그런 장애를 묵묵히 건너고 뛰어넘는 법이다.

인생도 어차피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니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없다 하여 그것을 두려워하고 안타까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차피 무(無)로 돌아갈 그 세계를 미리 체험하고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초조해지지 않는다. 도리어 용기가 솟구쳐서 구름이 높은 산을 넘듯 그런 장애를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