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65. 비속한 것과 고상한 것
채근담 265. 비속한 것과 고상한 것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3.04 18: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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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65. 비속한 것과 고상한 것_후집 40

 

곤면행중(袞冕行中) 저일여장적산인(著一藜杖的山人) 편증일단고풍(便增一段高風).
어초로상(漁樵路上) 저일곤의적조사(著一袞衣的朝士) 전첨허다속기(轉添許多俗氣).
고지(固知) 농불승담(濃不勝淡) 속불여아야(俗不如雅也).

높은 벼슬아치 일행 가운데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은사(隱士)가 섞여 있으면 문득 한결 고상한 풍취를 더하고, 고기잡이와 나무꾼이 다니는 길 위에 비단옷 입은 고관이 섞여 있으면 문득 숱한 속기(俗氣)를 더한다. 이로써 보건대 짙은 것은 담박한 것만 못하고, 속된 것은 고상한 것만 못함을 알겠다.

 

* 핵심 주제

탐관오리들이 득시글대는 가운데도 청렴결백한 벼슬아치는 있게 마련이다. 이는 어느 조직에도 마찬가지이다. 몸을 사리며 사리사욕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자들이 많은 가운데 대의(大義)를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뛰는 자는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 그는 더욱 돋보인다.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의 존재가 인정받는 날도 오게 되는 법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