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99. 화롯불에 녹는 눈
채근담 299. 화롯불에 녹는 눈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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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99. 화롯불에 녹는 눈-후집 74장

 

흉중기무반점물욕(胸中旣無半點物慾) 이여설소로염(已如雪消爐焰) 빙소일(氷消日).
안전자유일단공명(眼前自有一段空明) 시견월재청천(時見月在靑天) 영재파(影在波).

마음속에 약간의 물욕도 없다면 이미 화롯불에 눈이 녹듯, 햇살에 얼음 녹듯 할 것이요, 눈앞에 한 줄기 밝은 빛이 있으면 때로 청천(靑天)에 있는 달그림자가 물결에 있음을 보는 것과 같다.

 

* 핵심 주제

  인생의 비극은 물욕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유명한『플루타크 영웅전기』에는 이런 말이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부자가 되고자 하면 가진 것이 많기를 힘쓸 것이 아니다. 욕심을 줄이기에 힘쓰라. 사람이란 욕심을 억제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라도 부족과 불만을 면할 수가 없다.’

  이것은 『노자(老子)』의 ‘지족지계(知足之戒)’와도 맥을 같이하는 내용인데, 물욕의 속성은 한이 없는 것이어서 물욕을 버리지 못하는 한, 그 사람은 물질의 노예가 되어 언제나 불만과 초조 속에서 불행한 생활을 하게 된다. 그것을 떨쳐 버릴 때 마치 눈이 불길에 닿아 녹듯이 불평, 불만이 사라지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그 눈 녹는 것처럼 그 일이 잘 풀려나가게 될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