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19. 자기를 스스로 속박하는 것
채근담 319. 자기를 스스로 속박하는 것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0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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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19. 자기를 스스로 속박하는 것_후집 94장

 

이아전물자(以我轉物者) 득고불희(得固不喜) 실역불우(失亦不憂) 대지진속소요(大地盡屬逍遙).
이물투아자(以物投我者) 역고생증(逆固生憎) 순역생애(順亦生愛) 일모편생전박(一毛便生纏縛).

나 자신이 외물(外物)을 부리는 사람이라면 얻었다 하더라도 기뻐하지 않고, 잃었다 하더라도 또한 근심하지 않으니, 이는 대지(大地)가 모두 소요하는 동산이 되는 것과 같다. 외물로써 자신을 부리는 사람은 역경을 미워하고 순경(順境) 또한 아끼나니 털끝만한 일도 문득 자신을 얽매이게 하기 때문이다.

 

* 핵심 주제

  자기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외계(外界)의 사물에 대처해 나간다면 그 무엇이 손에 들어와도 기뻐하지 않으며, 또 어떤 것을 잃었다 하더라도 한탄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체성을 잃고 외계의 사물에 휘둘리고 있다면 마음먹은 대로 안 되거나 뜻대로 안될 때 화를 내고 말며,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는 집착을 하게 된다.

  그 결과 아무리 작은 일에도 몸과 마음이 속박당하여 한 가닥의 자유도 없어지게 마련이다. 물욕에 치우친다는 것은 곧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서 멀어지는 길일뿐더러 끝내는 자기 자신을 멸망의 구렁텅이 속에 몰아넣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