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38. 함박눈이 쌓이는 밤
채근담 338. 함박눈이 쌓이는 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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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38. 함박눈이 쌓이는 밤_후집 113장

 

등고사인심광(登高使人心曠) 임류사인의원(臨流使人意遠).

독서어우설지야(讀書於雨雪之夜) 사인신청(使人神淸).

서수어구부지령(舒嘯於丘阜之嶺) 사인흥매(使人興邁).

 

  높은 곳에 오르면 사람의 마음이 넓어지고, 흐름에 임하면 사람의 뜻이 멀리까지 이른다. 비나 눈이 오는 밤에 글을 읽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언덕 마루에서 휘파람을 불면 흥이 높아진다.

 

* 핵심 주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라는 충고이다. 우주와 대자연에는 무한히 넓고 고매한 기(氣)가 있으며 그 기(氣)는 인간에게도 있는데 인간은 그 기를 제대로 기르지 못하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기를 제대로 기르지 못한 사람들은 생각하는 바가 옹졸하며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기에 호연지기를 길러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맹자(孟子)의 주장이다.

  높은 산에 올라 가슴을 펴고 산과 들에 펼쳐진 운해(雲海)를 바라보라. 그리고 그칠 줄 모르고 도도히 흘러가는 유수(流水)를 바라보라. 그러면 자질구레한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웅지(雄志)를 가슴 가득히 품게 될 것이다. 그처럼 큰 뜻을 가지고 눈 내리는 밤, 혹은 촉촉하게 비가 내리는 밤에 고전(古典)을 읽으면서 성현(聖賢)들과 대화를 해보라. 그런 사람에게는 인생의 무한한 의미와 사명(使命)을 깨닫는 복이 내릴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