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빛깔이 달라도
홀로 빛깔이 달라도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3.12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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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빛깔이 달라도>

 

붉고 탐스런 넝쿨장미가 만발한 오월,

그 틈에 수줍게 내민 작고 흰 입술을 보고서야

그 중 한 포기가 찔레인 줄을 알았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얼크러설크러 졌으면

슬쩍 붉은 듯 흰 듯 잡종 장미를 내밀 법도 하건만

제가 피워야 할 빛깔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꽃잎은 진지 오래되었지만,

찔레넝쿨 가시가 아프게 살을 파고듭니다.

여럿 중에 너 홀로 빛깔이 달라도

너는 네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 반칠환 시 「장미와 찔레」 부분 -

 

 

여럿 중에 홀로 빛깔이 다르면

손해를 보거나 따돌림을 받는다고,

그동안 늘

그들과 같은 색인 듯 행동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빛깔을 가진 이들을 흉보거나 멀리 했습니다.

 

홀로 빛깔이 다르다는 것,

할 말을 한다는 것이

진정 용기가 필요한 행동임을 알면서도.

 

그들의 용기를 흉내조차 내지 못하면서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은 외롭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기에

누구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 당신이 외롭다면

당신의 도전은 벌써 반쯤 성공했다는 사실입니다.

 

-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희망의 향기: 다시 일어서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사색의 향기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