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한번쯤 읽어야 할 목민심서]
전박사의 독서경영 - [한번쯤 읽어야 할 목민심서]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2.04.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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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사의 독서경영 -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목민심서>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목민심서>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저자 : 미리내공방 편저,      출판사 : 정민미디어

 

  “읽으면 힘을 얻고 깨달음을 주는 지혜의 고전”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조선 정조와 순조 때의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오랜 시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지은 치민(治民)의 지침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정리한 책이다. ‘목민(牧民)’이란 백성을 기른다는 뜻이며, ‘목민관(牧民官)’이란 백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다스리는 ‘지방 고을의 원(員)이나 수령’을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심서(心書)’는 말 그대로 ‘마음을 다스리는 글’이라는 뜻이다. 유배지에서 다산은 ‘목민할 마음만 있을 뿐 몸소 실행할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하였다.

  다산은 지방 관리들의 폐단을 비판하고 고통받는 백성들을 해방시켜 주고자 하는 심정에서 목민관이 갖춰야 할 덕목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백성을 자식보다 귀히 여겼던 다산이 옥중에서 저술한 책이다. 다산의 나이 57세에 지은 이 책은 행정 책임자들이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 지침으로 삼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한 덕목들은 행정 책임자 곧 리더들이 잘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틀림없이 선정(善政)을 행할 수 있을 것이다.

 

  《목민심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의 여러 책에서 목민관들이 본받아야 할 사항을 모두 12장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 역시 모두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부임 6조”로 관직에 처음 부임하면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소개하고 있다. 2장은 “율기 6조”로 관리들이 지녀야 할 마음 자세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3장은 “봉공 6조”로 일을 처리할 때 관리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있다. 4장은 “애민 6조”로 백성을 섬기는 관리의 자세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5장은 “이전 6조”로 부하를 다스릴 때 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내용이다. 6장은 “호전 6조”로 농촌의 현실에 맞는 세금 징수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7장은 “예전 6조”로 예절과 교육에 관하여 알아햐 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있다. 8장은 “병전 6조”로 국방에 관하여 알아야 할 사항들이다. 9장은 “형전 6조”로 공평한 형벌 집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10장은 “공전 6조”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1장은 “진황 6조”로 어려운 백성들을 구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12장은 “해관 6조”로 관직에서 퇴임할 때 지켜야 할 사항들을 정리하고 있다.

 

  남쪽 시골은 전답의 조세가 나오는 곳이라 간악하고 교활한 아전들이 농간을 부려 그에 따른 여러 가지 폐단이 오지럽게 일어났는데, 내 처지가 비천하므로 들은 것이 매우 상세했다. 이것 또한 그대로 분류하여 대강 기록하고 나의 천박한 소견을 붙였다.

  ‘심서(心書)’라고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백성 다스릴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 붙인 것이다. - <자서(自序)> 중에서

 

  ‘청심(淸心)’이란 말 그대로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고을을 다스리는 목민관이 청렴하지 않으면 온갖 비리가 생겨나고 그 비리로 인해 기강이 해이해져 백성들은 도탄과 무질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다산은 관리가 청백하지 않은 것을 가장 큰 수치라고 여겼다. 아무리 낮은 자리라도 관직에 앉은 자가 청렴하지 않으면 아무리 그 관직이 높고 높은 세력 등에 업었을지라도 백성들로부터 받는 질타와 욕은 피해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율기 6조_마음을 맑게 하라> 중에서

 

  이는 모두 어린이를 보살피는 정책으로,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버림을 받거나 부모를 잃는 것은 아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라고 여겼다. 아이는 평생 아이로 남지 않는다. 그들은 부모가 있든 없든 자라나 어른이 될 것이며 나라의 보탬이 되는 자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성장을 누군가가 올바른 마음으로 돕는다면 그것은 분명 자신의 복을 부르는 일이 될 것이다. - <애민 6조_버려진 아이를 보살피는 것은 하늘을 대신하는 일> 중에서

 

  제사나 잔치가 있으면 남은 음식을 관노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먹이고 혹 추위와 굶주림이 심한 관노가 있거든 옷과 음식을 주어서 내 집 종처럼 보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어진 목민관이다. 관노가 일시적으로 나를 상전이라 부르지만 은혜를 후하게 베풀지 않을 수 없다. 관가에는 때로 탐탁지 않은 재물이 생기는데, 그것을 쓰자니 청렴치 못하고 그것을 버리자니 의롭지 못하다. 이 같은 재물은 일을 고되게 하고 보수가 없는 관노와 관비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온당하다. - <이전 6조_관아의 심부름꾼들에 대하여> 중에서

 

  수비가 철저히 되었다고 생각하면 경계를 소홀히 하고 적을 가벼이 여기기 쉽다. 다시 말해 어떤 사물을 자주 보게 되면 그것에 익숙하게 되고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음모라는 것은 종종 매우 평범한 속에 숨겨져 있어 이를 분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때로 소위 공명정대하다고 하는 것들 가운데도 검은 비밀이숨겨져 있다.

  만천과해는 그러한 평범한 것, 늘 눈에 익어 전혀 의심하지 않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이라는 교훈도 내포하고 있다. - <병전 6조_하늘도 속인 임기응변의 지혜> 중에서

 

  또한 조선 선조 때 토정 이지함도 목민관으로 있으면서 유랑민들이 해진 옷으로 걸식하는 것을 불쌍히 여겨 큰 집을 지어서 그들을 살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수공업을 가르치고 일일이 능력을 파악하여 각자 먹고살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유랑민 중에서도 가장 무능한 자에게는 볏짚을 주어 짚신을 삼도록 한 뒤 그들이 일하는 것을 종일 감독하니 하루에 열 컬레를 만들어 팔 수 있었다.

  그리하여 얼마 뒤에는 유랑민들이모두 한 가지씩 기술을 익혀 하루 일하여 번 돈으로 쌀 한 말을 사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중에 먹을거리를 사고도 남는 돈이 있으면 옷을 지어 입도록 권장했는데, 두어 달 사이에 그들의 의식주가 모두 충족해졌다. - <진황 6조_유랑민도 이웃으로 여기는 마음> 중에서

 

  훌륭하고 청렴한 목민관이란 평소에 상부에서 공분이 오면 곧 떠날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떠날 때는 어떠한 미련도 두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맑은 선비의 행실이라고 할 수 있다. 송나라 때 목민관이었던 왕환지는 이렇게 말했다.

  “수레를 타면 항상 쓰러지고 떨어질 생각으로 처신하고 배를 타면 항상 뒤집어지고 빠진다는 생각으로 처신하며, 벼슬을 하면 항상 불우해졌다는 생각으로 처신하라.” - <해관 6조_항상 떠날 때를 염두에 두어라>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다산의 글에는 백성을 귀하게 여기는 애민 정신과 더불어 ‘보살피는’ 위민의 정치적 생각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가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와 백성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 점은 이 시대의 리더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백성이 나라이자 곧 국가의 모든 것임을 이미 200년 전에 정약용은 깨달은 것이다. 지금까지도 다산의 사상과 철학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산이 옥중에서 저술한 《목민심서》는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백성들을 관리하고 보살피는 데 있어 관리들이 마음속에 새겨 두어야 할 지침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내용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한 덕목들로 동서고금을 떠나 공직자나 리더들이 항상 유념하고 지켜야 할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이 책의 제목처럼 ‘누구나 한 번쯤 읽고 생각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곧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게 된다. 수 많은 사람들이 ‘애민’과 ‘위민’의 정치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말로만 하는 위민과 애민이 아닌 몸소 직접 실천하며 펼치는 정치를 하기 위해 꼭 일독하기를 부탁한다.

 

  아울러 《목민심서》가 세상에 나온 지 2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깨우침과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특히 리더의 입장에 선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지침서이며, 일반인들에게도 생활의 교훈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맑은 마음으로 생활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하나의 지침서로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