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고익위(勢高益危)
세고익위(勢高益危)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4.2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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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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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세고익위(勢高益危) - 《『史記』「일자열전(日者列傳)」》

권세는 높을수록 더욱 위태롭다

 

  세고익위(勢高益危)는 권력에 다가설수록 더욱 위태롭다는 말로, 겸허하게 처신해야만 명철보신(明哲保身)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史記』「일자열전(日者列傳)」에 나오는 글로, 전국시대 초나라의 대부 송충과 박사 가의가 시장에서 점을 치며 숨어 사는 현자 사마계주를 찾아갔다가 질타를 받고 탄식하며 내뱉은 말이다.

 

   조정에 몸담고 있던 송충과 가의는 천하의 원리를 담은 『周易』에 통달한 자 가운데 천거할 만한 사람을 찾아 시장에 들렀다. 현달한 이를 수소문 하니 사마계주라는 자가 서너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시장 한구석에 자리를 내어 점을 봐 주며 소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사마계주에게 “어떻게 이런 낮은 곳에 살면서 천한 일을 하십니까?”라고 하면서 자신들과 함께 조정에서 일을 해 보자는 의도를 내비쳤다.

  그러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사마계주가 곧바로 “(관리는) 도당을 만들어 바른 사람을 배척함으로써 높은 명예를 구하고, 나라의 봉록을 받으면서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며, 나라의 법을 어기고 농민들을 착취합니다”라고 답했다. 비열한 작태나 저지르는 관리들에 비하면 자신이 훨씬 나으니 조정에 들어갈 생각이 추호도 없음을 단호하게 표한 것이다.

 

  송충과 가의는 탄식하며 “도란 높을수록 더욱 편하지만 권세는 높을수록 더욱 위태롭다. 혁혁한 권세를 가진 자리에 있으면 몸을 망치는 날이 오게 마련이다.(道高益安, 勢高益危, 居赫赫之勢, 失身且有日矣)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