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입골수(病入骨髓)
병입골수(病入骨髓)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0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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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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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병입골수(病入骨髓) - 《『史記』「편작․창공 열전」》

병이 골수에 들어가다

 

  병입골수(病入骨髓)는 병의 뿌리가 깊고 중하다는 말로 병입고황(病入膏肓)과 같은 말이다. 어떤 처방도 듣지 않는 상황에 처하기 전에 모든 일은 미연에 방지하라는 의미이다.

 

  전설적인 명의 편작은 젊었을 때 여관의 관리인으로 일했는데, 객사에 들었던 장상군이란 자의 비방약을 먹고 오장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얻었으며 웬만한 질병은 모두 터득했다고 한다.

 

  편작이 제나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환후라는 왕이 편작을 빈객으로 예우했는데. 편작이 그를 보고 피부에 병이 있으니 치료하지 않으면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환후는 자신은 질병이 없다며 편작이 이익이나 탐한다고 비난했다.

  닷새가 지나자 편작은 다시 환후를 찾아가 “왕께서는 혈맥에 병이 있습니다.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훨씬 깊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으나 환후는 치료하려 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수차례 찾아가 치료를 청하였으나 환후는 모두 거절하였다.

 

  마지막으로 편작이 환후를 찾아갔다가 아무런 말없이 물러 나왔다. 이상한 생각이 든 환후가 사람을 보내 그 까닭을 묻자, 편작은 이렇게 대답했다.

  “병이 피부에 있을 때는 탕약과 고약으로 고칠 수 있고, 혈맹에 있을 때는 쇠침과 돌침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장과 위에 있을 때는 약주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이 골수까지 들어가면 사명(司命, 인간의 생명을 주관하는 고대 전설 속의 신)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병이 골수까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더는 드릴 말씀이 없었던 것입니다.”

 

  환후는 뒤늦게 편작을 찾아갔으나, 그는 이미 떠난 뒤였다. 결국 환후는 치료도 못해 보고 죽었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