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자신(改過自新)
개과자신(改過自新)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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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자신(改過自新) - 《『史記』「편작․창공 열전」》

허물을 고쳐 스스로를 새롭게 하다

 

  개과자신(改過自新)은 허물을 고쳐 재기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말로 개과천선(改過遷善), 개사귀정(改邪歸正)과 같다.

 

  『史記』「편작․창공 열전」에 명의 태창공(太倉公) 순우의(淳于意)의 막내딸이 황제에 올린 글 중에 나온다.

 

  순우의는 젊어서부터 의술을 좋아하여 고후(高后, 여 태후) 8년 고향 원리(元里)의 공승(公乘)인 양경(陽慶)에게서 의술을 배웠다. 당시 양경은 일흔이 넘었는데도 아들이 없었으므로 순우의가 이전에 배운 의술을 버리게 한 뒤 자신의 비밀스러운 의술을 모두 가르쳐 주고 황제의 편작이 지은 맥서를 전해 주었다.

  맥서에는 얼굴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색깔로 질병을 진단하여 환자의 생사를 알고 의심스러운 증세를 판별해 치료법을 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약리(藥理)에 관한 견해도 매우 정밀했다.

 

  순우의는 이것들을 전수받는 3년 동안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고 생사를 판단해 주기도 했는데 효험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그는 여기저기 제후국들을 돌아다니며 자기 집을 집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어떤 때는 사람에 따라 질병을 치료해 주지 않았으므로 많은 환자들이 그를 원망했다.

 

  문제 4년에 어떤 사람이 고발하는 글을 올려 순우의는 신체를 불구로 만드는 형벌인 형죄(刑罪)에 처해지게 되었다. 그는 역마(驛馬)를 통해 서쪽 장안으로 압송되었다. 순우의는 딸이 다섯이나 되었는데 사내아이를 낳지 못해 자식이 있어도 쓸모가 없다고 탄식하자 막내딸이 나서서 관청의 노비가 되어 아버지의 형죄를 속죄하게 해 달라고 왕에게 간청하며 말했다.

  “소첩이 매우 비통한 것은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고 형죄를 받은 자는 다시 이전처럼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롭게 하고자 하나 그렇게 할 방법이 없으니 끝내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을 본 문제는 그 마음을 측은하게 여겨 그 해에 육형법을 없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