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궤(功虧一簣)
공휴일궤(功虧一簣)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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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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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공휴일궤(功虧一簣) - 《『상서』「여오(旅獒)」》

공이 한 삼태기 때문에 이지러진다

 

  공휴일궤(功虧一簣)는 사소한 방심으로 거의 완성된 사업을 헛되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구인일궤(九仞一簣), 미성일궤(未成一簣)라고도 한다,

 

  『상서』「여오(旅獒)」편에 나오는 글로,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남방의 이족인 만족은 주나라의 세력이 강해지자 앞다투어 공물을 바치며 친교를 맺으려고 했다. 그 가운데 여(旅)라는 나라에서 오(獒)라는 개를 바쳤는데, 키가 넉자나 되고 사람의 말귀도 알아듣는 명견이었다. 무왕은 이 선물을 받고 매우 기뻐했다. 이때 무왕의 동생 소공(召公) 석(奭)이 무왕의 느슨해진 마음을 경계하여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아, 밤낮으로 근면하지 않을 수 없으니, 사소한 행동에 힘쓰지 않으면 끝내 큰 덕을 이루지 못하리라. 아홉 길의 흙산을 만들다가 공은 한 삼태기 흙으로 이지러진다.”

  천하 통일이 눈앞에 있는데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이룰 수 없음을 경고하여 말한 것이다. 여기서 ‘구인(九仞)’은 63척인데 일설에는 72척이라고도 하며 높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논어』「자한」 편에서 공자도 학문하는 것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비유하자면 산을 쌓는 것과 같으니, 한 삼태기의 흙을 이루지 못하고 그만두어도 내가 그만둔 것이다. 비유하자면 땅을 고르는 것과 같으니, 한 삼태기의 흙을 부어서 나아갈지라도 내가 (나아가)가는 것이다.”

 

  학문이란 사소한 방심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시종여일(始終如一)이란 말도 따지고 보면 마지막까지 초심을 유지하여 끝을 맺기가 그토록 어려움을 나타낸 것이다. 일의 성패란 누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침표를 찍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