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기우(不堪其憂)
불감기우(不堪其憂)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5.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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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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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불감기우(不堪其憂) - 《『論語』「옹야」》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다

 

불감기우(不堪其憂)는 보통 사람은 궁핍한 삶의 근심을 견뎌 내지 못한다는 의미로 공자가 한 말이다.

  『論語』「옹야」 편에 나오는 글로

  “현명하구나 안회여!
 한 대광주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마실 것으로 누추한 골목에 살면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려 하지 않으니,
 어질구나, 안회여!”

  공자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이 구절은 호학 정신이 투철한 안회에 대한 찬사다. 공자가 보기에 보통 사람은 물질적 욕망을 충족하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지만, 안회는 정반대로 삶의 기본 문제라 할 수 있는 의식주에 초연하고 형이상학적인 문제만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공자도 안회처럼 생계 문제에 초연하려 했다. 공자는 말한다.

   “거친 밤을 먹고 (차가운)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로 삼으면 즐거움도 그 속에 있다.

   의롭지 못하고 잘 살고 귀하게 되는 것은
   나에게는 뜬 구름과 같은 것이다.”(『논어』「술이」)

  공자의 제자 중에는 가난한 집 출신이 많았다. 그의 나이 35세 이전의 제자들도 그러했고, 제나라와 주나라에 갔다가 고국 노나라로 돌아온 36세 이후부터 54세까지도 염옹과 염구, 안회 등 여전히 가난한 자가 많았다. 위(衛)나라 상인 출신으로 돈이 많았던 자공만이 예외인 정도다.

  “군자는 도를 도모하지, 먹을 것을 도모하지 않는다. ……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는 않는다.”(『논어』「위령공」)라고 말했듯,
 공자가 추구했던 것은 ‘도(道)’였지 ‘(食)’과 ‘부(富)’가 아니었다.
 그랬기에 제자들의 출신을 고려하지 않는 평등 교육을 가르침의 방향으로 삼았던 것이다.

  물질적 가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만 제대로 학문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공자의 논점은 오늘날의 현실에서 보더라도 새겨 볼 가치가 꽤 있지 않은가.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