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위정(各自爲政)
각자위정(各自爲政)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0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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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구논설위원
전형구논설위원

 

각자위정(各自爲政)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선공(宣公)」》

각자 스스로 다스리다

 

[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각자위정(各自爲政)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선공(宣公)」》 각자위정(各自爲政)은 여러 사람이 각자 제멋대로 행동하며 전체적인 조화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선공(宣公)」에 나오는 글로,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은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동맹국인 정나라에게 송나라를 치도록 했다. 정나라 목공은 즉시 출병했다. 결전을 하루 앞둔 밤, 송나라의 화원은 특별히 양고기를 준비해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며 싸움에 대비했다. 그런데 화원의 수레를 모는 양짐에게는 양고기를 주지 않아 양짐이 까닭을 묻자 화원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수레를 모는 사람에게까지 양고기를 줄 필요는 없다. 수레꾼하고 전쟁은 관계가 없다.”

  이튿날 싸움이 시작되자, 양쪽 병사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으나 승패가 나지 않았다. 화원은 양짐에게 수레를 적군이 드문 오른쪽으로 돌리라 명했다. 그런데 양짐은 화원의 명령과는 반대로 왼쪽으로 수레를 몰았다. 당황한 화원이 방향을 바꾸라고 소리치자 양짐이 말했다.

  “어제 저녁 양고기는 당신께서 다스린 것이고, 오늘 이 일은 제가 다스린 것입니다.”

  그리고는 정나라 병사들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갔다. 화원은 결국 정나라에 붙잡혔으며, 병사들은 전의를 잃고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정나라가 대승을 거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는 결국 양짐이 화원의 지휘에 따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군자들의 혹평처럼 양짐은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나라를 패망하게 하고, 백성들을 죽게 만든”것이다. 양짐은 융통성이 부족하고 아집이 강하여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지 못하고 국가 대사를 그르치게 만들었다.

  때로 큰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소한 감정은 묻어 두고 큰마음으로 포용할 필요가 있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