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마골(千金馬骨)- 《『전국책』「연책(燕策)」》
천금마골(千金馬骨)- 《『전국책』「연책(燕策)」》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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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천금마골(千金馬骨)은 귀중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먼저 공을 들이는 것을 뜻하며, 인재를 얻고자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천금시골(千金市骨), 매사마골(買死馬骨)이라고도 한다.

『전국책』「연책(燕策)」에 나오는 글로,

기원전 314년 연나라에 내란이 발생하자 이웃 나라인 제나라가 공격해와 연나라의 땅을 침탈했다. 군주의 자리에 오른 소왕은 내란을 평정하고 잃었던 땅을 찾고자 인재를 찾는 공고를 냈다. 그러나 별 성과가 없자 소왕은 곽외라는 사람을 불러 인재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곽외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옛날에 어느 나라 왕이 천금을 내걸고 천리마를 구하려 갖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그러자 어떤 연인(涓人; 허드렛일을 맡은 관리)이 나서서 천리마를 꼭 구해 오겠다고 약속했다. 석 달이 지났는데 좋은 말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연인이 가서 보니 말은 이미 죽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500금을 주고 죽은 말의 뼈를 사 가지고 왔다. 왕이 꾸짖어 말했다.

“구해 오라는 말은 살아 있는 말이었거늘 어찌 죽은 말에 500금이나 주었느냐?” 그러자 그는 말했다.
“죽은 말에도 500금을 주고 샀는데 하물며 산 말은 어떻겠습니까? 천하 사람들이 반드시 왕이 말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여 말이 오게 될 것입니다.” 과연 1년도 안 되어 천리마가 세 마리나 왕에게 왔다.

이 이야기를 듣고 소왕이 느낀 바가 있어 곽외를 스승으로 삼고 황금대를 지어 천하의 인재를 불러 모았다. 이후 소왕은 20여 년의 노력 끝에 빼앗겼던 땅을 되찾고 연나라를 강성한 제국으로 일구었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