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자동주, 축자동주(狂者東走, 逐者東走)
광자동주, 축자동주(狂者東走, 逐者東走)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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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가 동쪽으로 달려가면 뒤쫓는 자도 동쪽으로 달려간다
전형구논설위원
전형구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논설위원] 광자동주, 축자동주(狂者東走, 逐者東走)  『韓非子』,「설림 상」. 광자동주, 축자동주(狂者東走, 逐者東走)는 부화뇌동(附和雷同)과 같은 말로 미치광이가 동쪽으로 달려가면 뒤쫓는 자도 동쪽으로 달려간다는 뜻이다.

 『韓非子』「설림 상」에 나오는 글로,
 한비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노단이란 자가 중산의 왕에게 세 차례나 유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금 50근을 풀어 왕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얼마 뒤 노단이 다시 왕을 만났을 때, 왕은 이미 주위의 말을 들었던 터라 그의 유세를 들어 주었다. 노단이 궁궐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중산을 떠나려 하자 누군가가 물었다.

  “다시 알현했을 때 당신을 잘 대해 주었는데, 무슨 까닭으로 떠나십니까?”
  노단의 대답은 이러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나를 잘 대해 주었으니, 반드시 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 나에게 죄를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자가 군주에게 “노단은 조나라를 위해 염탐하러 왔을 것입니다”라고 헐뜯자, 중산의 왕은 그 말을 듣고 막 국경을 벗어나려는 노단을 재빨리 붙잡아 벌을 가했다.

이 이야기는 군주가 편협하고 줏대가 없으면 신하들의 농간에 좌지우지 된다는 점을 말해 준다. 어리석은 군주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여 간신들의 말만 듣고 인재를 괴롭히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앗아가 버린다. 올바른 법도 없이 그저 순간적인 감정에 따르기 때문이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듯이, 사람이란 서로 뜻이 맞으면 맞장구를 치며 생각이 다르면 잘못되었다고 하며 배척한다. 한비는 신하가 좋아하는 것을 군주도 덩달아 좋다고 하는 것을 동취(同取)라 하며, 신하가 비난하는 것을 군주도 비난하는 것을 동사(同舍)라 했다. 조직의 리더라면 부화뇌동해서는 안 되며, 분위기를 일방적인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자들을 가려내는 혜안도 필요한 법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