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치면 잎이 흔들리게 된다
뿌리를 치면 잎이 흔들리게 된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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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본엽요(拊本葉搖) - 《『韓非子』「외저설우하」》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부본엽요(拊本葉搖)는 다스리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군주가 아랫사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근본을 장악해야 된다는 것이다.

『韓非子』「외저설우하」에 나오는 글로,
“나무를 흔들 때 한 잎 한 잎 끌어당기면 힘만 들 뿐 전체에 미치지 못하지만, 뿌리를 좌우에서 친다면 잎이 전부 흔들리게 될 것이다”는 말이다.

맹상군(孟嘗君)의 아버지인 정곽군(靖郭君) 전영(田嬰)이 제나라의 재상으로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왕에게 간언했다. “한 해 동안의 예산은 임금님께서 며칠을 두고 손수 밝히지 않는다면 관리의 부정과 선악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왕은 이 말에 수긍했다. 전영은 이 말을 듣고 왕에게 직접 회계를 해 볼 것을 요청했고, 왕이 받아들이자 담당 관리에게 미곡의 수량을 기재하게 하여 소상하게 보고하도록 했다. 그런데 계산이 너무 복잡하자 왕은 제대로 듣지 못하여 속아 넘어가고 있었다. 왕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전영이 말했다.

“이 문서는 온 신하가 1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한 일입니다. 왕께서 하룻밤을 새워 들으신다면 신하들이 감격하여 더욱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왕은 알았다고 대답은 했으나 마침내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자 관리는 서명한 문서의 미곡의 계수(計數)를 칼로 긁어 사기를 치고 말았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