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애하는 신하를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반드시 그 자신을 위험하게 할 것이다
총애하는 신하를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반드시 그 자신을 위험하게 할 것이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27 11: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신태친 필위기신(愛臣太親 必危其身) - 『韓非子』「애신(愛臣)」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애신태친 필위기신(愛臣太親 必危其身)은 믿는 사람을 더욱 경계하라는 의미로, 군주의 총애를 받는 신하의 권세가 높아지면 군주의 신변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韓非子』「애신(愛臣)」편에 나오는 글로,

  “인신태귀(人臣太貴) - 대신을 너무 귀하게 대우하면
  필역주위(必易主位) - 반드시 군주의 자리를 바꾸려 할 것이고,
  
  주첩무등(主妾無等) - 왕비와 후궁 간에 차등을 두지 않으면
  필위적자(必危嫡子) - 반드시 적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며,

  형제불복(兄弟不服) - 왕실의 형제들을 복종시키지 못하면
  필위사직(必危社稷) - 반드시 사직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한비가 예로 든 신하, 왕비와 후궁, 군주의 형제들은 모두 군주의 최측근으로서 왕의 신임을 얻는 자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오히려 군주를 위험에 빠뜨리는 암적 존재일 수 있다. 하극상이나 내란, 형제간의 왕권 다툼, 처첩 간의 갈등 등은 군주와 가장 가까운 자들에 의해 저질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비는 현명한 군주라면 아무리 총애하는 신하일지라도 분수에 맞는 봉록과 권한만 주어서 사악한 마음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삼살인(曾參殺人)이란 말에서 자식의 효성을 믿었던 증삼의 어머니마저 이웃의 말 몇 마디에 무너졌음을 알 수 있듯이, 의도적인 모함으로 모두가 해를 입을 가능성이 늘 있는 것이다.

「내저설상(內儲說上)」편에서 한비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아무리 신임 받는 신하일지라도 측근들의 말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어 죽음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말한다.

군주는 총애하는 신하라는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자들의 말을 새겨들으면서도 자신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늘 눈앞에 보이지 않는 적을 대비하려고 하지만,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