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책의 용병은 계략을 공격하는 것이다
상책의 용병은 계략을 공격하는 것이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6.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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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벌모(上兵伐謀) - 『孫子兵法』「모공」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상병벌모(上兵伐謀)는 교모한 전략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으로 ‘謀’는 ‘攻’과 마찬가지로 공격을 뜻한다. 손자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을 최상의 전략으로 보았다.

『孫子兵法』「모공」에 나오는 글로,
“상책의 용병은 적의 계략을 공격하는 것이고 차선은 적의 외교 관계를 공격하는 것이며 그다음 정책은 군대를 공격하는 것이고 그 아래의 정책은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여기서 손자는 ‘벌모(伐謀)’, ‘벌교(伐交)’, ‘벌병(伐兵)’, ‘공성(攻城)’을 순서대로 드는데, 뒤로 갈수록 희생이 커지고 성과는 줄어든다. 이 네 가지는 손자가 말한 ‘비전(非戰)’, ‘비공(非攻)’, ‘비구(非久)’의 삼비(三非) 원칙과 같은 맥락에 있으며 아군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적의 침략 의지를 꺾는 용병법이다.

‘벌모’란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 때로는 위협하고 때로는 이간질하며 때로는 유혹하는 등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모략을 의미한다. 사방이 제후국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는 튼튼한 연맹을 맺는 ‘벌교’ 역시 중요하다. 벌교란 다른 제후국들이 아군의 전술에 대응하는 데 급급하게 만들며 이쪽의 틈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전쟁을 결정하면 아군의 전술을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성문을 걸어 잠그고 통행증을 폐기하여 적국의 사절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말도 있듯이, 승리의 보조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손자는 군사적인 대응을 가리키는 ‘벌병’을 외교 다음의 대응책으로 꼽고 피해는 크되 효과를 내기는 어려운 ‘공성’을 최하위에 두었다. 그는 성을 오르는 병사들을 ‘의부(蟻附)’ 즉 개미 떼로 비유하면서 공성은 무능한 장수가 병사들을 하찮은 미물로 여겨 치르는 무모한 전쟁법이라고 보았다. 「모공」편의 첫머리에서 말했듯 완전한 승리란 ‘나라를 온전하게(全國)’, 유지하면서 이기는 것이며, ‘나라를 파괴하는(破國)’ 것은 차선책에 불과하다.

최소의 비용, 최대의 효과란 단지용병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적용되어야 한 최상의 비책일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