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로써 사람을 취하다
용모로써 사람을 취하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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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취인(以貌取人) - 『史記』「유후세가(留侯世家)」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이모취인(以貌取人)은 외모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말로, 사마천이 장량이란 자에 대해 공자의 탄식을 인용하여 한 말이다.

『史記』「유후세가(留侯世家)」에 나오는 글로, “용모로써 사람을 취한다면 나는 자우에게 실수했다.”

공자보다 39세 아래였던 자우는 너무나 못생겨서 공자는 그가 가르침을 받으러 왔을 때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이라 여겼다. 그러나 자우는 가르침을 받고 나면 덕행을 닦는 데 힘썼으며 공적인 일이 아니면 경대부들을 만나지 않았으니 그를 따르는 제자가 300명이나 되었다.

장량은 청빈하고 고결한 성품의 소유자로 군사적인 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고조를 도와 한(漢) 제국을 창업하는 데 큰 공을 세웠기에 제후의 반열에 올랐다. 사마천이 그를 평하여 “한 고조가 곤궁한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유후(장량)는 늘 공력을 남겼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런데 사마천이 사료를 취재하느라 답사하던 중에 장량의 고향에서 화상을 직접 보게 되었는데, 예상외로 곱상한 외모였다. 장량정도의 전략가라면 심원한 내공이 스민 관상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의 선입견을 의식한 사마천은 공자의 말을 떠올리고는 외모로 인해 진면목을 못 보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되새겼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