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가지 간사함
여덟 가지 간사함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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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간(八姦) - 『韓非子』「팔간(八姦)」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팔간(八姦)은 나쁜 신하가 군주에게 저지르는 여덟 가지 간사한 행동인 팔간은 동상(同床), 재방(在旁), 부형(父兄), 양앙(養殃), 민맹(民萌), 유행(流行), 위강(威强), 사방(四方) 등을 이르는 말이다.

『韓非子』「팔간(八姦)」에 나오는 글로,

‘동상’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자들, 즉 정실부인과 총애하는 후궁 등이 군주를 현혹 시키고 군주가 쉴 때나 만취했을 때를 틈타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것이다. ‘재방’은 군주의 측근인 배우, 난쟁이, 심부름꾼 등이 입에 발린 소리로 군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군주가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군주의 뜻에 영합하고 군주의 낯빛을 살펴 비위를 맞추어 이익을 꾀하는 자다.

‘부형’이란 친인척들이 군주의 적자와 그 밖의 자식들을 일컫는 골육(骨肉)들과 함께 혈연관계를 가지고 군주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양앙’이란 군주의 기호로, 궁궐과 누각, 연못 등을 가꾸는 일이나 미녀나, 개, 말 등을 꾸미는 일에 빠짐으로서 초래되는 재앙을 일컫는다.

‘민맹’은 신하가 공적인 재물로 백성들의 환심을 사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행동을 말한다. ‘유행’이란 교묘한 말로 군주의 마음을 허물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군주가 곧잘 당하는 일이다. ‘위강’이란 신하들이 협객이나 무사 등의 위세를 빌려 군주를 위협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말한다. ‘사방’이란 주변국들의 위세를 이용하여 군주로 하여금 큰 나라를 섬기도록 하면서 좌지우지하는 것을 말한다.

팔간에 휘둘린 군주는 구설수에 시달리고 협박을 받기도 하며 권세와 지위의 근간이 흔들려 자멸하는 경우마저 생긴다. 한비의 경고는 군주가 함부로 속내를 내보여 약점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조직의 어떤 리더가 이 팔간에서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