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생물다양성 경영]
전박사의 독서경영 - [생물다양성 경영]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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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경영』 에서 배우는 독서경영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생물다양성』(최남수, 도서출판 새빛, 2023) 이 책은 국내 최초의 ESG 전문서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이젠 ESG 경영시대)’와 제도화하는 ESG 추세를 종합 정리한 ‘넥스트ESG’에 이은 ESG 관련 세 번째 책으로 생물다양성과 경영을 접목한 국내 최초의 전문서인 ‘생물다양성 경영’이 세상에 나왔다. 저자는 “기업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진정성 있는 대응을 해나가는 데 이 책이 디딤돌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일반 독자의 공감대도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SG가 기업 경영의 핵심적인 틀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이어 생물다양성 손실 문제가 ESG의 ‘넥스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 벌채와 남획 등으로 자연이 무너지면서 생물다양성에 빨간 불이 커졌고, 자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와 기업도 리스크가 커지는 등 비상이 결렸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에 이처럼 비상이 걸림에 따라 당장 경제와 기업 경영에 큰 주름살이 우려되고 있다는 큰 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은 “임계점에 다다른 자연”이라는 주제로 자연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과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2장은 “기업, ‘자연 리스크’ 비상”이라는 주제로 생물다양성 손실이 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하여 논의를 하고 있다.

제3장은 “기후변화 다음은 생물다양성”이라는 주제로 자연을 보존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국제 논의가 진행돼온 과정과 그 결과로 채택된 GBF의 내용, 그리고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자연공시 프레임워크인 TNFD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제4장은 “‘네이처 포지티브’ 생물다양성 경영”이라는 주제로 생물다양성이 경영의 핵심 이슈가 된 만큼 기업이 생물다양성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하여 정리하고 있다.

비상이 걸린 생물다양성 손실이 기업 경영의 주요 이슈로 부각된 것은 두 갈래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하나는 국제 논의의 본격화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는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생물다양성 손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해왔고, 마침내 2022년 말에 육지와 해상의 30%를 보호지역으로 정해 보전·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글로벌 생물 다양성 프러임워크’인 휼(Global Biological Framework)를 채택했다.

GBF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산업화 이전에 대비한 지구의 기온상승 폭을 1.5°C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협약의 ‘자연 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프롤로그_ESG의 두 축,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중에서

결국 지금까지 얘기해온 모든 문제는 ‘성장의 속도’ 문제로 귀결된다. 그동안 전례 없는 기술적 혁신에 힘입어 경제 성장을 지속해왔고, 이는 생활수준을 높이고 수십억 명을 빈곤에서 구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에너지, 식품, 섬유, 물, 토지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구 시스템이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됐다. 이는 바로 생물다양성 손실을 의미한다. WEF가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를 향후 10년 동안 세계가 직멸할 심각한 리스크 중 4위로 본 이유다. - <임계점에 다다른 자연_생물다양성에 ‘빨간불’이 켜진 이유> 중에서

생물다양성 손실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이다. 생산과 소비의 속도가 지구가 감당 가능한 수준을 훨씬 넘어섬에 따라 자연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의 경제 성장이 지속가능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중요한 사실은 사회와 경제활동이 본질적으로 자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WEF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44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자연과 생태계 서비스에 기대고 있다. - <기업, ‘자연리스크’ 비상_왜 문제인가?> 중에서

꿀벌을 비롯해 곤충이 사라지면서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상은 식량 생산은 물론 사람의 건강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수분에 문제가 생기면서 과일과 야채, 그리고 견과류 생산이 3~5%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영향은 저개발국에서 더 크게 나타나 생산 감소폭이 야채는 26%, 그리고 견과류는 8%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따른 식량 소비 감소(5~12%)로 인해 추가 사망자가 42만 7,000명이나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망자 추가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과일 생산 감소이며 다음으로 야채, 견과류 순이다. 생물다양성 손실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이다. - <기업, ‘자연 리스크’ 비상_보건과 제약업계도 비상> 중에서

생물다양성에 관해 종전보다 더욱 강화된 실행 방안 등을 담은 GBF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파리기후협약의 생물다양성 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파리기후협약이 가동되고, 생물다양성 손실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GBF가 가동되는 체제가 가동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2015년의 파리기후협약이후 다양한 기후 행동들이 계속돼왔듯이 GBF는 앞으로 생물다양성 관련 정책과 규제, 시장환경 등에서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미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공급체인과 건설 프로젝트 등에서 삼림파괴를 줄이거나 없애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GBF에 대해서는 구속력이 있는 강제 조항이 아니라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기후변화 다음은 생물다양성_글래스고와 몬트리올, 그리고 GBF> 중에서

지금까지 소개한 생물다양성 경영 전략에 대한 3개 기관의 예시는 기업들이 생물다양성을 전략에 통합하고 내재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상 ESG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 이슈로 제기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 문제인데 생물다양성과 관련해서도 이 이슈는 중요하다고 본다. 기업이 생물다양성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생물다양성 손실이 기업에 어떤 리스크를 가져다주는지를 동시에 살피는 관점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통합적인 시각을 통해 기업들이 자연을 보존하고 회복시키는 일에 나서는 것은 단순히 자연보호 활동이라는 사회적 책임 활동에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리스크를 줄이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본질적인 경영 활동인 것이다 더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변화를 주는 자연 친화적 경영을 본격화하는 일이다. 이제 자연을 지키는 일은 기업은 생존과 성장 여부에 중요한 열쇠를 쥔 핵심적인 경영 전략과 행동 계획으로 부상하고 있다. _ <‘네이처 포지티브’ 생물다양성 경영_생물다양성 경영 전략>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최근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란 용어가 주요한 ESG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미생물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 등 생명체와 생명체가 존재하는 환경, 즉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말이 중요해진 이유는 생물다양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인류의 삶과 경제에 위기 신호가 깜빡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생물다양성 손실 이슈이다.

ESG 관련 세 번째 책인 《생물다양성 경영》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손실은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사회와 경제 활동이 본질적으로 여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WEF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44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자연과 생태적 서비스에 크게 기대고 있다. 의존도가 높은 3대 산업은 건설(4조 달러), 농업(2.5조 달러), 식음료(1.4조 달러)이다. 이들 3개 산업의 규모는 독일 경제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렇듯 자연의 기여도가 큰 만큼 생물다양성이 흔들리고 있는 현상은 그대로 경제 및 경영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생물다양성과 자연자본 얘기는 더 이상 기업 경영과 멀리 떨어져 있는 ʻ한가한 이슈ʼ가 아니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파리기후협약에 서명했던 것처럼 생물다양성의 ʻ파리기후협약 버전ʼ을 만들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ESG, 기후변화, 그리고 생물다양성에 대해 별도 또는 통합의 공시 표준안이 올해 안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ESG 경영에 있어 ʻ기후변화 다음은 생물다양성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생물다양성은 기업에 부담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자연 친화적인 경영이 이뤄지면 2030년까지 매년 10조 달러의 새로운 기업 가치가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위기이자 기회인 ‘생물다양성 경영’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이 미래 생존의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