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짐이 없으면 도모하기가 쉽다
조짐이 없으면 도모하기가 쉽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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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이모(未兆易謀) - 『韓非子』「유로」
전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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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미조이모(未兆易謀)는 미세한 조짐도 간과하지 말라는 말로 방미두점(防微杜漸)과 같은 의미이다.

『韓非子』「유로」편에 나오는 글로,
“기안이지야(其安易持也) - 국면이 안정되면 유지하기 쉽고,
기미조이모야(其未兆易謀也) - 조짐이 없으면 도모하기가 쉽다.
기취이판(其脆易判) - 물건이 무르면 부서지기 쉽고,
기미이산(其微易散) - 미미하면 흩어지기 쉽다.”

길이가 1000길에 이르는 제방도 조그만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지며, 높이 100척의 큰 집도 굴뚝으로 새어 나오는 불티로 인해 재가 된다.

그래서 전국 시대 초위(魏)나라 재상 백규(白圭)는 제방을 순시할 때 작은 구멍을 발견하면 곧 막았으며, 노인이 불조심을 할 때는 반드시 틈새를 흙으로 발랐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규가 조사하면 수해가 없었고 노인이 일을 하면 화재가 없었으니 제궤의공(堤潰蟻孔) 또는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제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화근의 싹을 미연에 방지해야한다. 우리 속담에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어리석은 자는 일의 실체가 드러나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떤 일이든 그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 파악하여 대책을 강구하면 쉽게 해결되는데도 말이다. 수세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바로 지혜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