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불고 고재고재(觚不觚 觚哉觚哉)
고불고 고재고재(觚不觚 觚哉觚哉)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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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고답지 않으니, 고이겠는가 고이겠는가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고불고 고재고재(觚不觚 觚哉觚哉)는 명실불부(名實不符), 즉 명분과 실제가 부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論語』「옹야」편에 나오는 글로,
‘고(觚)’는 술을 마실 때 쓰는 그릇의 일종으로 중간을 허리띠로 묶듯 가늘게 조이고 위아래에 나팔 모양의 주둥이를 단 그릇이다. 주희는 『논어집주』에서 ‘觚’자의 의미를 ‘모서리 릉(棱)’자와 같은 의미로 해석하고, 혹자의 설에 따라 술그릇(酒器)이란 의미 외에 목간(木簡)의 의미도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는 ‘고재’의 의미를 “불득위고(不得爲觚)”, 즉 “고가 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는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한 ‘觚’는 결코 ‘觚’가 될 수 없다는 말로 정치도 마찬가지로 예의와 인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비판한 것이다.

하안(何晏)이 『논어집해(論語集解)』에서 “정치를 그 도(道)로써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풀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자의 이 말은 결국 그의 정명론(正名論)과 맥락이 맞닿아 있다.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君君臣臣)”한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나 사물이 명분에 맞게 움직이면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