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간사한 싹은 끊어 버리라
일찌감치 간사한 싹은 끊어 버리라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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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간맹(蚤絶姦萌) - 『韓非子』「외저설우상」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조절간맹(蚤絶姦萌)은 화근의 조짐이 되는 것은 싹부터 잘라야 한다는 말이다.

『韓非子』「외저설우상」편에 나오는 글로,
“권세를 잘 유지하는 자는 그 간사한 싹을 일찌감치 잘라 버린다(善持勢子 蚤絶其姦萌)”

군주의 주위에는 간신들과 애첩들의 농간이 난무하다. 궁정의 비주류에 속하는 첩실들은 정실과 끊임없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어떤 방법으로든 군주의 뜻에 영합함으로써 신임과 총애를 얻어 승계의 질서를 농락하려는 위험천만한 자들이다.

군주기 총애하는 애첩이 있으면 간신들도 그를 추종하면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며, 그들이 결국 한통속이 되어 군주나 주변 인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한비가 「간겁시신(姦劫弑臣)」이란 편에서 든 비유를 보자.

초나라 장왕(莊王)의 동생 춘신군(春申君)에게는 여(余)라는 애첩이 있었고, 춘신군의 정실 소생으로 갑(甲)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애첩 여는 춘신군이 정실부인을 버리게 하려고 스스로 몸에 낸 상처를 그에게 보이면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당신을 섬길 수 있게 된 것은 소첩으로써는 매우 큰 행운입니다. 그렇지만 정실부인의 뜻을 따르고자 하면 당신을 섬길 수 없고, 당신의 뜻을 따르면 정실부인을 거스르게 됩니다. 소첩이 어리석은 까닭에 두 주인을 섬기기에는 힘이 부족한 듯합니다. 두 분 모두를 섬길 수 없는 상황이라 부인에게 죽임을 당하느니 당신 앞에서 죽는 것만 못합니다. 만일 당신 곁에 총애 받는 여인이 다시 있게 된다면, 바라옵건대 당신은 이 일을 잘 살피어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춘신군은 여가 꾸며 낸 말만 믿고 정실부인을 버렸다. 이뿐만 아니라, 애첩은 자기 아들이 대를 잇게 하려고 춘신군에게 음해하여 갑을 죽이게 했다.
한비의 논지는 모든 것이 군주의 책임이지 결코 간사한 계략을 꾸미는 애첩이나 간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