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나라의 소리
망한 나라의 소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3.07.3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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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지음(亡國之音) - 『 예기』「악기(樂記)」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망국지음(亡國之音)은 나라를 멸망의 길로 내쫓는 노래로서 음란하고 사치스럽거나, 곡조가 슬픈 음악을 가리키는 음악을 말하는 것으로 망국지성(亡國之聲)이라고도 한다.

『예기』「악기(樂記)」편에 나오는 글로,
“망하려는 나라의 음악은 슬프고 생각에 잠겨 있으며 그 백성은 곤궁하다.”에서 나온 것으로 망국의 시기에는 노래도 시대적 울분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춘추시대 위나라 영공이 晉나라로 가는 길에 복수가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처음 듣는 새로운 곡조의 음악 소리가 들렸다.
영공이 사람을 시켜 그 음악에 관해 알아보도록 했지만 아는 이가 없자. 왕실의 악사인 사연을 불러 그 음악을 악보로 만들도록 했다. 사연을 이틀에 걸쳐 악보를 완성했다.

연공 일행이; 진나라에 이르자, 진나라 평공은 이들을 위해 시이의 누대에서 주연을 베풀었다. 모두 취기가 올랐을 때 영공이 새로운 악곡이 있는데 들려주겠다고 하고는 사연을 불러 진나라의 음악가 사광 옆에 앉아 거문고를 뜯게 했다. 그 곡을 끝마치기도 전에 사광이 사연의 손을 잡고 연주를 막으며 말했다.

“이것은 사연이 만들어 은나라 최후의 천자인 주왕에게 바친 퇴폐적인 음악입니다. 무왕이 주왕을 정벌할 때 사연은 동쪽으로 달아나 복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음악은 틀림없이 복수 근처에서 들은 것입니다. 예전에 이 음악을 들은 자는 반드시 그 나라를 잃었으므로 이 곡을 끝까지 연주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도 평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연주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연은 거문고를 끌어다가 이어 연주했다.

그러자 검은 구름이 서북쪽으로부터 일어났고 큰바람이 불고 큰비가 쏟아져 휘장이 찢기고 그릇이 날려 깨지며 기와가 떨어져 박살나니 앉아 있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났고 평공도 궁정의 내실로 가서 숨었다. 그 뒤 진나라는 3년 동안 밭에서 작물이 나지 않았으며, 평공도 심한 질병에 걸려 나라를 다스릴 수 없었다.

 

-매일 읽는 중국고전 1일1독, 김원중